생존과 도태의 기로… 메가 트렌드에 올라탄 브랜드 성공비결은

KMAC,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K-BPI) 1위 결과 발표
넘버원 브랜드 독주 현상… 양극화 심화로 2위 기업 약세

게티이미지코리아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 대표이사 사장 한수희)이 ‘2025년도 제27차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K-BPI)’ 조사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2025년 K-BPI 주요 특징은 네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브랜드 생존법이 바뀐다… 인공지능을 품은 브랜드

신한카드

최근 대한민국 브랜드의 공통적인 현상은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브랜드의 선도성을 강화해 나가는 모습이다. 대표적으로 냉장고(삼성 BESPOKE), 에어컨(LG WHISEN) 등 필수 생활가전에 사용자 친화적 AI 기술이 접목된 브랜드들이 소비자 선택을 받았고, 카카오는 오픈AI와, KT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제휴를 통해 선도성을 가져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다. 이는 비단 가전과 통신에 한정된 것이 아니다. 다양한 기업이 AI를 활용해 소비자 경험을 최적화하고 선도성을 확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중고거래플랫폼 부문에서 1위로 선정된 당근은 사진만 업로드하면 게시 글의 제목, 제품 사양, 적정 가격을 자동으로 업로드해주는 AI 포스팅을 도입했으며 뷰티플랫폼 부문 1위로 선정된 올리브영은 AI 기술을 통해 맞춤형 상품 구성 및 프로모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AI 기술 접목이 곧 브랜드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모습이다. 그 본질적인 원인으로는 소비자가 새로움을 찾는 성향도 있지만 그만큼 제품 본연의 속성뿐만 아니라 서비스의 차별화도 어려운 시대가 됐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경쟁 브랜드보다 먼저 투자하고 변화하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둘째, 생존 vs 도태의 기로… 트렌드에 올라탄 브랜드가 두각

서울아산병원 건강증진센터

차별화가 어려운 시대를 맞아 기업들 또한 성장을 만들어내는 데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도 성장을 이뤄낸 기업은 일시적 유행보다는 메가 트렌드 속에서 답을 찾고 있다. 여러 메가 트렌드 중에서도 대표적인 두 가지만 뽑는다면 바로 ‘디지털’과 ‘건강’이다.

금년도에 디지털 관련 산업에 대해 신규 조사가 진행됐다. 주거 생활의 편의를 높이기 위한 홈플랫폼에서는 삼성물산 홈닉이 처음 선정됐다. 아울러 전통적인 비즈니스를 넘어 시장에서 강력한 파워를 보여주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 모빌리티(택시) ‘카카오T’,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가 신규로 1위에 선정됐다.

한편 건강 관련 산업은 시장이 세분화되는 형태로 변하는 모습이다. 환자영양식에서 뉴케어(대상웰라이프), 여성유산균에서 락토핏(생유산균 이브)이 신규로 1위에 올랐다.

셋째, 신규 브랜드 대신 선택한 확장 전략

롯데월드 어드벤처

“일본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지 오래됐는데 새로운 브랜드를 출시해 성공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향후 한국 시장 또한 그러한 모습이 나타날 것이며 기존 브랜드의 확장이 더 유리할 것이다.”(일본 닛케이트렌디 연구소장)

2010년경 일본의 브랜드 전문가는 일본 시장을 이렇게 진단하고 향후 한국 시장도 그런 변화를 맞이할 것이라고 예견한 바 있다. 그 예견이 그대로 나타나는 모습이다. 기업이 신규 브랜드 론칭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오랜 시간 기다리는 인내력이 많이 부족해진 것이 현실이다. K-BPI 조사에서도 기존의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그대로 확장해 나가는 양상이고 소비자들 또한 시장 넘버원으로 인식하는 모습이 두드러진다.

대표적으로 가전에서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오래전부터 브랜드 확장 전략을 전개하고 있고 호텔 부문에서 신라호텔은 신라스테이와 신라모노그램으로 브랜드 파워를 살려가고 있다. SK는 정유에서 휘발유, 주유소, 엔진오일, 자동차 관리에 이르기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신규 론칭된 홈플랫폼 부문 또한 삼성물산 래미안이 홈닉으로 그 정체성을 이어가고 있다.

넷째, 위기 속에서 더욱 빛나는 넘버원 브랜드 파워

귀뚜라미보일러

올해 조사 결과 1위 브랜드의 경쟁력이 상승하며 소비자의 신뢰가 1위 브랜드에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는 2021년 코로나1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최근 불안정한 국제 정세와 경제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올해 ‘역전 산업’은 21개(8.9%)로 최근 5년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 역시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3高 경제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더욱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를 선택하는 ‘1위 선호 현상’의 결과로 볼 수 있다.

올해 기업 신년사의 공통 주제는 ‘위기’였다.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강력한 브랜드’의 중요성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불황기에는 소비자가 실패 위험을 줄이기 위해 이미 검증된 브랜드를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이는 경제 상황이 어려울수록 소비자에게 신뢰받고 선택받는 브랜드가 되기 위한 투자를 게을리해서는 안 됨을 의미한다. 위기 속에서 혁신하는 브랜드만이 위기 이후 시장을 지배하는 넘버원 브랜드가 될 것이다.

K-BPI 데이터 기반 브랜드 전략 완전 정복

대교 눈높이

2025 K-BPI 향상을 위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K-BPI는 1999년 첫 조사를 시작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 지표로 자리 잡았으며 K-BPI 데이터는 대한민국 브랜드 진단의 바로미터로서 기능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브랜드 경쟁력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내리고 더 나아가 강화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에는 무엇이 있을까.

첫 번째, K-BPI 데이터 활용을 통해 브랜드가 소비자의 인식 속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소비자의 직접적인 응답을 기반으로 브랜드의 현 포지션을 파악할 수 있으며 소비자 충성도 및 브랜드 연상 요소까지 종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또한 주요 경쟁 브랜드와의 비교를 통해 강점과 약점을 확실하게 도출할 수 있다.

두 번째, 전문가 의견과 연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우리 브랜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립할 수 있다. 학계 및 업계 전문가들의 연구 자료와 심층 인터뷰를 통해 깊이 있는 통찰력을 확보하고 시장 변화, 기술 혁신, 소비자 트렌드를 거시적인 관점에서 분석함으로써 장기적인 전략 수립에 기여할 수 있다.

세 번째, 온라인상의 소비자 의견을 적극 관찰함으로써 변화하는 인식을 실시간으로 반영할 수 있다. 디지털 시대의 소비자는 자신의 경험과 의견을 온라인에서 자유롭게 공유하기 때문에 이를 분석하면 브랜드에 대한 솔직한 반응과 트렌드를 효과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소비자의 잠재 니즈를 미리 포착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K-BPI 데이터를 중심으로 다양한 자료를 종합적으로 분석하면 브랜드에 대한 총체적 인사이트를 얻고 시장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브랜드 경쟁력 극대화를 위해서는 K-BPI 데이터를 기반으로 여러 데이터를 유기적으로 결합하고 이를 전략적으로 해석하고 적용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기동 KMAC 사업가치진단본부장은 “올해 조사 결과는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 1위 브랜드의 지배력이 강화되며 브랜드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치열한 경쟁 환경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소비자 중심의 실질적 가치 제공과 데이터 기반의 과학적 브랜드 관리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2025년 K-BPI 어떻게 조사했나

올해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K-BPI) 조사는 2024년 10월 초부터 2025년 1월 중순까지 약 3개월 반에 걸쳐 진행됐다. 서울 및 6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만 15세 이상∼60세 미만 남녀 1만2800명을 대상으로 일대일 면접 방식으로 조사했다. 조사 지역과 대상은 통계청의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를 기준으로 인구 비례에 따라 배분했다.

시장점유율, 회원 가입자 수, 판매량 등에 따른 브랜드 선별 없이 각 산업 내 인지된 모든 브랜드를 조사 대상으로 소비재 92개, 내구재 54개, 서비스재 86개, 스페셜 이슈 2개까지 총 234개 산업군을 조사했다.

브랜드 자산에 대해 측정할 수 있는 구성 요소인 브랜드 ‘인지도’와 ‘로열티’를 바탕으로 1000점 만점 기준으로 산출했으며 각 산업별 1위를 선정해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