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음식점업 22개월째 ‘찬바람’… 역대 최장 ‘침체 늪’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4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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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때보다 불황 더 오래 지속
자영업자, 1분기 1만4000명 감소

고금리·고물가 등에 따른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대표적인 내수 업종인 숙박·음식점업의 불황이 역대 최장 기간 이어지고 있다.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가 직원을 내보내고 ‘나홀로’ 사장님이 되는 경우도 늘어나는 추세다. 내수 부진이 고용 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월 숙박·음식점업 생산지수는 103.8로 1년 전보다 3.8% 감소했다. 숙박·음식점업 생산지수는 숙박·음식점의 매출을 기반으로 작성된다. 그중에서도 불변지수는 물가 영향을 제거한 지표로 실제 생산량 변화를 알 수 있어 경기 흐름을 판단할 때 사용한다.

숙박·음식점업 생산지수는 2023년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지난해 1월(보합)을 제외하면 내내 전년 대비 줄어들고만 있다. 관련 지수가 22개월째 한 차례도 반등하지 못한 것은 2000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소비가 위축됐던 당시에도 숙박·음식점업 생산지수는 2020년 1월부터 1년 2개월간 감소하다가 반등했다.

숙박·음식점업 불황은 자영업자에게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올해 1분기(1∼3월) 자영업자 수는 552만3000명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만4000명 감소했다. 특히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수가 2만5000명 줄었고,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1만1000명 증가했다. 직원을 고용해 가게를 운영하던 자영업자가 경기 침체를 견디다 못해 직원을 해고하고 나홀로 사장님이 됐을 가능성이 큰 것이다.

가게 운영을 아예 포기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숙박·음식점업 불황이 본격화한 2023년 폐업 신고 사업자는 98만6487명으로 역대 최대였다. 이 중 음식점업 폐업자만 15만8000명에 달했다. 아직 집계가 완료되지 않은 지난해 통계 역시 숙박·음식점업 생산지수 부진을 고려하면 폐업 신고 증가세가 예상된다.

정부는 민생 경제 회복을 돕기 위해 조만간 국회에 제출할 10조 원 규모의 ‘필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여러 지원 방안을 담을 방침이다. 특히 서민·소상공인 지원에 3조∼4조 원을 배정할 계획이다. 급격한 통상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인공지능(AI) 경쟁력을 제고하는 데도 3조∼4조 원을 지원한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추경이 통과되면 정부가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다는 차원에서 경제 심리 회복에 도움이 된다”며 “통과가 시급한 만큼 여야 간 이견이 없는 부분부터 추경에 담고 추가로 더 필요하다면 6월 대선 이후 진행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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