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아파트용 대형필지 인기 급락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4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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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수익금 부담 늘고 대출 힘들어
성동구 3만9500㎡ 땅 매물 설명회
6개월전 80개 업체, 이달 16곳 참가

서울 내에서 아파트 단지를 지을 수 있는 대형 필지가 매물로 나왔지만 시장에서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기준이 까다로워지면서 보기 드문 매물에도 시행업계가 몸을 사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한국전력공사(한전)에 따르면 10일 오후 2시 서울 성동구 마장동 한전자재센터 현장에서 2차 용지 매각 설명회가 열렸다. 마장동 자재센터는 서울 지하철 5호선 마장역에서 3분 거리에 있는 곳으로 서울시청 광장의 4배인 3만9500여 ㎡(약 1만2000평) 규모다.

하지만 이날 현장설명회에 참석한 회사는 16곳에 그쳤다. 30㎡ 남짓 창고에 모두 모여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수준이었다. 지난해 10월 1차 설명회에 80곳이 참여했던 것과 비교하면 민간의 관심이 5분의 1 수준으로 급락한 셈이다.

입찰까지 진행됐지만 아무 업체도 나서지 않은 현장도 나왔다. 이날 온비드에 따르면 서울 은평구 녹번동 옛 국립보건원 용지(4만8000㎡)는 11일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서울 도심의 대규모 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크게 떨어진 이유는 금융권 자금 융통이 까다로워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 금융당국은 시행사가 과도하게 부채에 의존해 사업을 진행해 건설사와 금융권에 위험이 전이됐다고 보고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시장 내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PF 대출도 아직 정상화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대규모 필지 유찰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 외에도 도심 땅이 대부분 공공기관이 보유한 곳이기 때문에 개발수익금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점도 있다. 또 지역 발전을 위한 기부 등을 이행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형 필지#한국전력공사#개발수익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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