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수도권 신규분양 6225채, 70% 급감… 10년새 최저 수준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4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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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1097채로 75% 줄어 들어
공사비 갈등에 재건축 등 속도 늦춰
지방 중소도시 등 분양 물량은 늘어
수도권-지방 물량 양극화 심화될듯

올 들어 수도권 분양 물량이 지난해보다 7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수도권에서 획기적인 분양 유인책이 나올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수도권 분양 실종 사태’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가 부동산 청약홈 정보를 분석한 결과 올 1분기(1∼3월) 수도권 분양 아파트는 총 6225채(분양 완료 기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만594채) 대비 69.8% 감소한 것이다. 분기 기준으로는 2015년 1분기 이후 10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서울만 놓고 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1분기 서울의 분양 물량은 1097채로 지난해(4306채)보다 74.5% 감소했다. 2월의 경우 서울에서는 서초구 방배동 ‘래미안 원페를라’(방배6구역 재개발)가 유일한 분양 단지다.

최근 수도권 분양 물량이 급감한 것은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한 공사비 상승 요인이 크다. 여기에 부동산 시장까지 위축되자 건설사들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분양 시기를 미루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공사비 상승세 속에 조합과 시공사 간의 갈등이 깊어져 사업 속도가 늦어진 것도 요인이다.

이 외에도 수도권은 대부분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으로 분양 아파트를 공급하는데 이 경우 조합 내부 의견을 모아야 하고 인허가 과정이 복잡해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도 ‘분양 실종’의 또 다른 원인이다. 수도권에서 분양아파트 공급은 줄고 수요는 계속 증가하면서 평균 청약 경쟁률은 71.4 대 1까지 치솟았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분양 아파트는 수도권보다 지방에 더 많이 공급되고 있다.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에 따르면 2024년 1월부터 2025년 3월까지 전국에서 분양한 아파트 단지 308곳 중 165곳(53.6%)이 지방 물량이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2018∼2019년부터 서울에 부동산 관련 규제가 집중됐을 때 지방 부동산 경기가 활성화되기 시작했다”며 “당시에 추진됐던 지방 공급 물량이 지금까지 쏟아져 나오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지방에 물량이 쏠리면서 2020년 7월 이후 최대 수준(1만9179채)을 보이는 준공 후 미분양 문제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방 분양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은 7 대 1로, 수도권 평균 청약 경쟁률의 10%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공급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수도권과 지방 공급 물량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공급 물량을 탄력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며 “수요자가 원하는 수도권 등의 지역에 공공택지를 늘려 분양을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공사비 갈등이 발생하면 정부가 신속하게 갈등 지원 코디네이터 제도를 활용해 현실적인 합의점을 신속하게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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