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관세 피하려 서류 허위작성
지난해 1년치보다 68억 더 많아
올 들어 3월까지 한국산으로 원산지를 속여 미국에 수출하려다가 적발된 물품의 금액이 이미 지난해 연간 적발액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 3월까지 국산 둔갑 대미(對美) ‘우회 수출’ 적발액은 285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년간 적발된 금액보다 68억 원 많은 규모다. 관세청 관계자는 “최근 미국 정부의 무역정책 변화에 따라 국가별로 상이한 상호관세와 수입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그 대상이 되는 제품들을 한국을 거쳐 우회 수출하는 행위가 크게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관세청은 무역안보특별조사단을 발족하고 전국 본부 세관에 8개 전담 수사팀을 운영하기로 했다. 집중 단속 대상은 미국의 고관세 부과 혹은 수입 규제 대상 물품이다. 이들 제품은 라벨 갈이, 서류 위조 등의 방법을 통해 국산으로 둔갑될 우려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올 1월에는 한국에 회사를 설립한 중국인이 중국산 이차전지 양극재를 수입한 뒤 국산으로 가장해 미국으로 불법 수출하다가 적발됐다. 지난해 11월에는 서류를 한국산으로 허위 작성해 미국으로 수출한 중국 매트리스 업체가 덜미를 잡히기도 했다.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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