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발생한 SK텔레콤 해킹사고에 대해 결국 칼을 빼들었다. 해킹 공격을 받은 SK텔레콤의 늑장대응과 소극적인 정보 공유 등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약 2300만 명 규모 전체 가입자를 대상으로 하는 유심(USIM) 무료 교체 등 후속조치에 대한 적정성에도 의문을 제기한 것.
국무조정실은 27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국무총리가 해킹 공격으로 SK텔레콤 가입자 유심 관련 정보가 유출된 것을 두고 관계부처에 SK텔레콤의 후속조치 적정성을 면밀히 점검하라고 긴급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SK텔레콤 유심 해킹사고로 국민 우려와 불편이 가중되는 상황을 신속하게 해소해야 한다는 취지다.
SK텔레콤은 지난 22일 해킹에 의한 가입자 유심 정보 유출 사실을 알렸다. 내부적으로는 지난 18일 밤 해킹 공격 정황을 인지한 것으로 알려진다. 해킹 인지 후 약 4일 만에 해킹에 의한 고객 정보 유출 사실을 언론 보도자료를 통해 공유한 것이다. 가입자에게는 별도로 알림 등의 조치 없이 공식 홈페이지와 앱에만 관련 내용을 공지했다. 당시 정확한 피해 원인과 규모는 조사에 시일이 걸리기 때문에 밝힐 수 없다고 했고 아직까지 피해 원인과 규모는 발표하지 않고 있다. 특히 첫 정보 유출 발표 때는 유심 관련 문제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강조했다. 전체 시스템 전수 조사와 불법 유심 기변 및 비정상 인증 시도 차단 강화, 피해 의심 징후 발견 시 즉각적인 이용 정지 및 안내 조치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심(eSIM) 가입자는 이번 사고와 관련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일부 기업에서 기밀 유출 등을 우려해 유심을 선제적으로 교체하는 등 SK텔레콤 해킹 관련 의문과 논란이 커지면서 결국 유영상 SK텔레콤 CEO가 직접 나섰다. 고객 정보 보호조치를 강화하고 전체 가입자를 대상으로 유심 무료 교체를 진행하겠다고 발표하고 고개를 숙였다. 현재는 오는 28일부터 본격화될 유심(이심 포함) 무료 교체를 앞두고 각 지점 유심 보유 물량 부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소비자 대기가 길어지는 등 불편이 가중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영상 SK텔레콤 CEO가 25일 해킹사고에 대해 사과 인사를 하고 있다.이러한 가운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중심으로 방송통신위원회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 관계부처는 국민 불편 해소에 전력을 다하라”며 “원인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결과를 투명하게 국민에게 알려야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증대되는 사이버 공격에 대비한 현 정보보호체계를 점검하고 보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SK텔레콤은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을 호소하면서 피해 발생 시 100% 책임지겠다는 내용의 대국민 발표에 나섰다. 사이버 침해 피해를 막기 위해 4월 28일 오전 10시부터 전국 2600여개 T월드 매장에서 희망 고객을 대상으로 유심 교체를 무료로 진행하고 온라인 예약 신청도 접수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간편하게 앱으로 가입할 수 있는 유심보호서비스가 해핑 피해를 막을 수 있다며 믿고 가입해 달라고 했다. 특히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이 유심 교체와 동일한 피해예방 효과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안전성을 보장하는 서비스로 현재(4월 27일 18시 기준)까지 총 554만 명이 가입했다고 전했다. 또한 해당 서비스 가입자가 유심 불법 복제로 피해를 받으면 SK텔레콤이 책임지고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다음 달에는 해외 로밍 이용자도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고도화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유심 물량에 대해서는 현재 약 100만개를 보유하고 있고 다음 달 말까지 유심 500만개를 추가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유심을 추가로 확보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예약 등을 통해 유심 교체를 대기하는 기간에는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할 것을 재차 당부했다.
SK텔레콤은 “사이버 침해로 인해 고객 불편을 끼친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며 “고객 우려를 해소하고 이번 사고가 조기에 해결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