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 7.3%-나스닥 11% 하락… ‘오일쇼크’ 닉슨 2기 이후 최대폭
초반 상승세, 관세정책 발표로 꺾여
“관세 혼란 등 투자자 불안 커진탓”
달러인덱스 54년만에 최대폭 하락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100일 동안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크게 하락하며 1973년 리처드 닉슨 2기 행정부 이후 최악의 성적을 남긴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주요국과 협상이 진행되며 증시가 반등했지만, 여전히 관세정책의 향방에 따라 증시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불안감이 감돌고 있다.
4월 29일(현지 시간)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0.75%), S&P500지수(+0.58%), 나스닥종합지수(+0.55%) 등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모두 상승 마감했다. 한국, 일본, 인도 등 주요국과 관세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영향이다. 다우지수와 S&P500은 6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하지만 1월 20일 출범한 뒤 지난달 29일까지 트럼프 2기 행정부 100일간의 증시 성적을 따져 보면 참담하다. 다우지수(―6.8%), S&P500(―7.3%), 나스닥(―11.0%) 모두 크게 하락하며 닉슨 2기 행정부 이후 52년 만에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1973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초반 100일 동안 다우지수 10.1%, S&P500 9.7%, 나스닥 19%가 하락했던 바 있다. 당시는 미국 경제가 오일 쇼크에 따른 인플레이션에 직면했던 때였다.
임기를 시작하고 첫 100일은 보통 향후 4년 동안 펼칠 정책의 방향을 밝히고, 시장도 적응해 가는 시간이다. 일반적으로 이 같은 ‘허니문’ 기간 증시는 상승세를 탄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선언,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등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갔지만 규제 완화, 감세 등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작용해 증시에도 긍정적이었다.
S&P 500트럼프 2기 행정부가 1기와 완전히 달라진 증시 성적표를 받아들게 된 것은 관세 정책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초기만 해도 상승세를 이어가던 뉴욕 증시는 중국뿐만 아니라 캐나다, 멕시코, 유럽연합(EU) 등 우방국을 대상으로도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뒤 흔들리기 시작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일 공격적인 상호관세를 발표하면서 지난달 3일과 4일 이틀 동안 증시가 폭락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관세 혼란과 정부의 불법 이민자 추방 강행, 연방 직원의 대량 해고가 맞물리며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졌고 S&P500은 1929년 이래 7번째로 빠른 하락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미국 경제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서 달러 가치도 닉슨 행정부 이후 가장 크게 하락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100일 동안 달러인덱스는 약 9% 하락해 1971년 금본위제 폐지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6개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의미한다. 박수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관세 정책을 뒤집으며 못 미더운 모습을 보여준 탓에 안전자산으로서 달러의 지위가 흔들린 것이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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