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평소 자산관리에 관심이 많은 A 씨는 요즘 혼란에 빠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글로벌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진 가운데, 추가적으로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 이후 엄청난 증시 하락에 한 번 더 놀랐다. 현 시점에서 어디에 투자를 해야 할지, 그리고 자산 배분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깊다.
이혜원 SC제일은행 판교역지점 팀장A. 최근 금융시장의 흐름에서 보듯 펀더멘털(기초체력)보다는 심리적인 요인이 여전히 증시 하락에 크게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체적으로 선포한 ‘해방의 날’을 통해 예상보다 높은 수입품 관세 부과가 현실화됐고, 이는 주식시장 하락과 안전자산 선호로 이어졌다. 다양한 불확실성과 급격한 변동성이 이어지는 현재 국면을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투자 포트폴리오를 안정적으로 다각화하는 관심과 노력이 중요하다.
첫째,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현재 주가 수준에서도 투자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고 본다. 경기 침체를 피하는 시나리오를 전제로 할 때 관세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적은 미국 내 정보기술(IT) 소프트웨어,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대형 은행 업종을 우선 투자 대상으로 고려하고 경기 방어력이 높은 헬스케어 업종을 추가함으로써 성장주와 방어주를 균형 있게 확보하는 접근을 제안한다. 또한 저가 매수를 통한 주식 비중 확보를 고민 중이라면 미국 외 자산에도 관심이 필요하다. 관세 충격을 상쇄할 수 있는 통화 및 재정정책 기대감은 미국에 비해 유럽, 중국, 한국 등 미국 외 국가들에서 더 높은 상황이다. 따라서 미국 비중이 이미 높은 투자자의 경우 추가적으로 미국 시장 집중도를 높이기보다는 정책 모멘텀을 지닌 미국 외 주식으로도 일정 부분 투자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
둘째, 시장 민감도를 낮출 수 있는 자산(채권, 금, 외화자산)을 활용한 다각화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미국 증시 급락 국면에 채권은 단기 국채를 중심으로 분산 효과를 유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신중한 입장으로 국채 금리가 방향성을 찾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할 때 크레디트물(국채를 제외한 채권)을 중심으로 한 채권의 수익률에 초점을 둔 접근이 유효하리라 본다. 선진시장 하이일드 채권은 최근 스프레드(가산금리)가 다소 확대됨에 따라 투자 매력도가 높아진 모습이다. 하이일드 채권이 회복 탄력성 높은 자산으로 평가받는 이유 중 하나는 짧은 만기 구조에 있다. 불확실한 인플레이션 전망 속에서 금리 전망 변화에 대한 민감도를 낮춰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런 연유로 선진국 하이일드 채권에 대한 비중 확대 의견을 제시한다.
장기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변동성을 감내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중요한 점은 변동성 속에서 매수 타이밍을 예측하는 것보다 ‘시장에 계속 머물러 있는 것’이다. 장기 투자 및 포트폴리오 다각화는 성과 변동성을 낮추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증시 급락 이후 반등의 수혜를 누리기 위해서는 시장 참여를 유지해야 하며, 그 핵심은 다각화된 포트폴리오이다. 대부분의 투자자는 시장 조정 국면에 단기적인 매수 기회에만 집중하기 쉽지만, 현재 환경에서는 집중 투자보다 적절한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더 중요하다. 투자 자산 분산의 효과는 최근 들어 더욱 힘을 발휘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다각화된 투자 접근은 물가 상승, 예상보다 느린 성장 등 다양한 시장 변동 시나리오에 대비할 수 있는 헤지(위험 회피) 수단 구축에 결정적인 기여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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