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도 3월 거래증가 영향 지속”
서울 강남권의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해제와 재지정에 따른 후폭풍으로 지난달에만 은행권 가계대출이 5조 원 가까이 급증했다. 통상 대출 문의부터 승인까지 3개월 정도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달에도 가계대출 증가세는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은 3월 대비 4조8000억 원 늘어나며 3개월 연속 증가했다. 올 2월 12일부터 40일가량 강남권의 토허제가 일시적으로 해제되면서 아파트 거래가 늘었고, 이것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수요를 다시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작년 하반기(7∼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감소해 왔으나 2월(3만8000채)과 3월(5만 채)에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 한 달간 주담대는 3조7000억 원 늘며 전체 대출 증가액의 77%를 차지했다.
문제는 금리 인하 기대감,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 등 정책적 요인으로 인해 아파트 실수요자들의 ‘막차 타기’ 수요가 2분기(4∼6월)에 몰릴 수 있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추이를 월·분기·지역별로 살펴보며 관리하겠다는 입장이다.
박민철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통상 주택 매수로 인한 대출 수요가 통계에 2∼3개월 뒤 반영되는 점을 고려하면 3월 주택 거래량은 5월 가계대출 수치에 많이 반영될 것”이라며 “올 7월부터 도입되는 3단계 스트레스 DSR을 앞두고 선(先)대출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어 금융당국과 함께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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