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둔화에 핵심사업 집중…사업 떼어내는 ‘커브아웃’ 증가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5월 19일 14시 11분


코멘트
사진출처=pixabay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대기업의 사업부를 떼어내서 매각하는 커브 아웃(Carve-out)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기업은 비핵심 자산을 팔아서 자금을 확보하고, 사모펀드(PEF)는 대기업 소속의 검증된 자산을 인수한다는 점에서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는 결과로 풀이된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자본시장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최근 국내외 PEF의 커브 아웃( M&A 거래 증가와 전망’에 따르면 지난해 커브 아웃 거래는 총 17건으로 전년 대비(10건) 70%가량 늘어났다.

커브 아웃 거래는 2020년부터 2023년까지 10건 안팎에 머물렀다. 하지만 고금리 장기화 여파에 경기가 둔화가 이어지면서 기업들이 핵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비핵심 사업 정리에 나섰고, 이에 매물이 늘어났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PEF들의 규모가 커지면서 적게는 수천억 원에서 수조 원에 달하는 인수 대금을 부담할 수 있게 된던 점도 커브 아웃 거래 증가에 영향을 줬다.

지난해 SK엔펄스는 재무건전성 개선 등을 이유로 비금속 광물을 제조하는 파인세라믹 사업을 한앤컴퍼니에 3303억 원에 매각했다. SKC도 화학제품을 만드는 PU원료 사업을 글랜우드PE에 4024억 원에 팔았다. 태영그룹도 워크아웃 과정에서 재무구조개선을 위해 폐기물 처리업체인 에코비트를 IMM PE·IMM인베스트먼트 등에 2조600억 원에 넘겼다.

자본연은 “국내 대기업의 사업구조 재편 작업이 상시적으로 이루어지는 흐름”이라며 “미국의 상호관세 등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을 고려해 당분간 기업이 적극적인 투자보다는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실제 올해 들어서도 커브 아웃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SK그룹은 SK엔펄스의 CMP패드 사업과 SK스페셜티를 한앤컴퍼니에 넘기기로 했으며, LG화학도 수처리사업부를 글랜우드PE에 팔기로 결정했다. 이들 외에도 애경그룹은 애경산업 매각에 나섰으며, SK그룹은 SK실트론과 SK에코플랜트의 폐기물·수처리 사업 매각을 추진 중이다. LG화학 역시 에스테틱사업부 매각을 위해 매각주관사를 선정하는 등 자금 확보에 나섰다.

M&A업계에서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카브 아웃 등 M&A 거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최근 홈플러스 사태 등으로 인해 PEF의 인수금융 활용에 제약이 생길 경우 최근 확대되는 카브 아웃 거래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존재한다.
#커브 아웃#인수합병#대기업#비핵심 자산#사모펀드#금융투자#자본시장#재무구조개선#유동성 확보#M&A 거래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