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20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서 연례 최대 행사인 개발자 콘퍼런스(I/O)를 열고 최신 인공지능(AI) 모델과 확장현실(XR) 기술 비전을 대거 선보였다. 자사 AI 모델 ‘제미나이’ 생태계 확장을 중심으로 차세대 디바이스로 부상한 XR 글라스 전략에 힘을 줬다.
구글은 이날 행사에서 AI 모델 제미나이에서 활용할 수 있는 추론 모드 ‘딥 씽크(Deep Think)’를 처음 선보였다. 수학과 코딩에 특화된 딥 씽크는 벤치마크인 멀티모달 추론 테스트(MMMU)에서 84.0%의 높은 점수를 기록했고, 라이브코드벤치에서도 선두를 차지했다. 구글은 추가적 안전성 평가와 전문가의 피드백을 반영해 개선 작업을 거친 뒤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대표 AI 모델인 ‘제미나이 2.5’는 더 자연스럽게 감정을 표현하는 ‘대화형’ 기능이 고도화됐다. 사용자는 AI 모델의 톤과 억양, 말투를 조정할 수 있다. 좀 더 감정이 섞인 드라마틱한 목소리를 내도록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사용자를 대신해 웹을 탑색하고 일상의 번거로운 작업을 대신 수행하는 AI에이전트인 ‘마리너’(Mariner)에 대한 구상도 추가 공개됐다. 구글 측은 “이제 한 번에 최대 10개의 서로 다른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며 “정보 검색과 예약, 구매, 연구 등 다양한 작업을 동시에 도와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공연 티켓을 구매하려면 여러 홈페이지를 방문해 티켓이 매진되지 않았는지 가격은 얼마인지 확인해야 했지만, 이제는 AI에이전트가 대신 이 작업을 수행해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티켓 가격과 좌석 등을 다양한 옵션으로 제시한다. 사용자는 선택만 하면 되는 것이다.
마리너는 사용자 취향과 맥락에 맞게 개인화된 맞춤형 제안을 제공한다. 예약할 식당을 찾을 때 지메일과 같은 사용자의 구글 앱과 연결하도록 해 사용자의 검색 기록 등을 토대로 맞춤형 검색결과를 제시한다. 여행을 계획했다면 사용자의 지메일에서 야외 좌석을 선호한다는 정보를 학습하거나, 갤러리 방문을 즐긴다는 특성을 파악해 방문할 장소를 추천한다.
또한 구글은 스마트폰에 이어 차세대 디바이스로 부상한 XR 글라스와 관련해 한국의 안경 브랜드인 ‘젠틀몬스터’와의 협업을 발표했다. 유명 안경 브랜드인 레이벤(Ray Ban)과 손잡고 스마트 글래스를 출시한 메타와의 본격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구글 측은 차세대 XR 글라스에 대해 “카메라와 마이크, 스피커 등을 탑재하고 스마트폰과 연동해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아도 앱에 접근할 수 있다”며 “제미나이와도 연동해 사용자의 행동을 인식하고 맥락을 이해한다”고 설명했다.
사용자가 하루종일 착용하고 있어야 하는 안경은 편안함은 물론 매력적인 디자인도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다. 이 때문에 대표적인 패션 안경 브랜드들과 협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구글 측은 “한국의 젠틀몬스터, 미국의 와비파커(Warby Parker)를 시작으로 혁신적인 안경 브랜드와 협력해 안드로이드 XR을 탑재한 스타일리시한 글래스를 개발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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