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ONE, 현대重과 계약 매듭 단계
獨 선사도 中대신 韓업체 저울질
“수주 선종 다양화로 호재 굳혀야”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자료사진. HD현대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 조선업 견제를 본격화하면서 글로벌 선사들이 ‘차이나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발주처를 한국으로 옮기는 모양새다. 국내 조선사들이 이 같은 반사이익을 활용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조선·해운 전문지 트레이드윈즈에 따르면 세계 6위 컨테이너 선사인 일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는 HD현대중공업과 1만6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액화천연가스(LNG) 이중연료 컨테이너선 12척 건조계약을 마무리하는 단계다. 일본 선사가 한국 조선사에 컨테이너선을 발주하는 것은 2023년 이후 처음이다.
ONE는 당초 중국 조선소와 협상 중이었으나 미국의 항만 수수료 부과 방침을 의식해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하반기(7∼12월)부터 중국산 선박을 운영하는 해운사에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고 매년 단계적으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세계 5위 컨테이너 선사인 독일 하파크로이트도 LNG 추진 이중연료 컨테이너선 추가 물량 발주를 두고 자사의 선박을 건조했던 중국 뉴타임스조선, 양쯔장조선과 한국 조선업체를 저울질하고 있다. 선사가 인도받은 선박에 큰 문제가 없는데도 추가 발주 물량을 다른 업체로 돌리는 것은 조선업계에서 이례적인 일이다.
최근 미국의 강력한 중국 견제 정책은 중국과의 컨테이너선 수주 경쟁에서 밀리고 있던 한국의 뒷배가 되고 있다. 지난해 연간 11.4%에 그쳤던 국내 조선 업계의 컨테이너선 글로벌 점유율은 지난달 기준 38.2%까지 올랐다. 반면 86.6%였던 중국의 점유율은 51.2%로 떨어졌다.
그간 중국 조선사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컨테이너선 부문에서 점유율을 높여가자 국내 조선사들은 LNG 운반선과 LNG 추진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로 수주 전략을 수정했다. 이런 와중에 미국과 러시아, 카타르 등에서 LNG 생산 프로젝트가 본격화되고 글로벌 탈탄소 흐름과 함께 친환경 선박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며 슈퍼사이클에 올라탄 상황이다.
지금의 호재를 장기간 지속시키려면 수주 선종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용환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미중 통상마찰이라는 우호적인 대외상황 속에 한국 조선업에 기회가 온 것”이라며 “LNG선에 치중된 포트폴리오를 상선 중에서도 부가가치가 높은 초대형 컨테이너선, 초대형 유조선 등까지 재구성하는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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