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인공지능 녹인 초격차 기술로 철강업 위기 돌파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5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초고온 설비 냉각수 공급 예측 모델로
장애 발생 사전에 예측하고
코일 운반차에도 인공지능 적용
장인화 회장 “초격차 기술로 도약”

포스코 포항제철소 현장에서 코일 카가 선재 코일을 운반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포스코 포항제철소 현장에서 코일 카가 선재 코일을 운반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철강업계가 세계적인 공급 과잉과 수요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절대적인 기술 우위로 돌파구를 찾으려는 포스코의 노력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유례없는 철강업 위기 속에서도 초격차 기술을 바탕으로 한 본원 경쟁력 확보를 위해 현장 곳곳에서 다양한 신기술을 개발하고 그룹 차원의 협업으로 현장에 새로운 스마트 기술을 폭넓게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올 3월 그룹기술전략회의를 열고 주요 사업회사 대표와 기술 임원들에게 “초격차 기술로 사업별 난제를 극복하고 수익 증대로 연결해 대내외 위기를 돌파하며 초일류 소재 기업으로 도약하자”고 강조한 바 있다.

● “광양제철소, 14시간 뒤 예상 장애까지 예측”

최근 포스코 광양제철소는 제강 공정의 ‘서브랜스(Sub Lance)’ 냉각수 설비에 이상 예지 모델을 적용해 설비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서브랜스는 쇳물의 온도와 탄소 및 산소 함량 등을 측정하는 길쭉한 봉 형태의 설비다. 고로에서 생산된 쇳물에서 탄소와 황 등의 불순물을 제거하고 필요한 합금을 첨가해 용도에 맞는 철강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제강 공정에서는 핵심적인 요소다.

1600도에 이르는 초고온 환경에서 가동되는 설비이기 때문에 서브랜스 설비 관리의 핵심은 온도일 수밖에 없다. 설비가 과열되면 계측 정확도가 떨어지거나 설비 장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냉각수를 원활하게 공급해 적정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같은 서브랜스 설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광양제철소 설비기술부와 EIC기술부는 냉각수 설비 이상 예지 모델을 구축했다.

서브랜스의 냉각수 공급 호스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조기에 감지해 설비 장애를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이 모델의 주된 역할이다. 여러 해 동안 축적된 조업 데이터를 바탕으로 구축된 예측 알고리즘은 실시간으로 냉각수의 흐름과 온도를 모니터링해 비정상적인 패턴이 감지될 경우 즉각 경고를 발송한다.

특히, 설비 이상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것은 물론 설비 장애로 이어질 수 있는 잠재 요소를 분석하고 사전에 이상을 예측하는 것은 이 모델의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힌다. 광양제철소 관계자는 “이상 예지 모델은 약 14시간 후에 발생할 수 있는 설비 장애의 징후까지 감지해 경고를 발송한다”며 “이를 토대로 사전 정비를 실시해 보다 안정적인 생산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포항제철소, 인공지능 활용한 코일 카 안전 시스템 도입

포스코는 산업 현장에서 활용도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생산성과 업무 효율성 향상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는 ‘AI 기반 코일 카(Coil Car) 소재 걸림 감지 시스템’을 개발했다. 코일 카는 가늘고 긴 형태의 철강재가 둥글게 감겨 있는 선재 코일을 운반하는 특수 차량을 말하는데 이 차량에 코일이 걸리거나 충돌 혹은 정렬 오류 등이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로 실시간 감시하고 경고 또는 제어하는 시스템을 새로 만든 것이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현장 운전 작업자가 폐쇄회로(CC)TV를 보면서 코일 카 상태를 확인하는 모습. 포스코 제공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현장 운전 작업자가 폐쇄회로(CC)TV를 보면서 코일 카 상태를 확인하는 모습. 포스코 제공
감지 시스템은 객체 인식 알고리즘과 폐쇄회로(CC)TV 화면을 결합한 형태로 설계됐다. 운전실 내부의 모니터에는 알람 기능이 추가돼 작업자들이 문제 상황을 신속히 식별하고 대응할 수 있다. 기존에는 주로 육안 점검에 의존해 이상 상황을 확인했지만 기술 혁신을 통해 작업 시간을 단축해 업무 효율성을 향상시킨 것이다.

포항제철소는 기술 개발 초기 단계에서 약 3000장 이상의 데이터를 수집해 학습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이 같은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 결과 기존에 발생하던 비정상적인 상황들을 탐지해 빠른 조치가 가능해졌고 라인 정지 시간을 줄이는 성과를 거뒀다.

과거에는 코일 카에 코일이 제대로 적재되지 않을 경우 복구에 많은 시간과 인력이 필요했지만, 이번 시스템 도입으로 시간과 비용의 절감 효과가 두드러진다는 평가다. 포스코 관계자는 “그동안 축적된 현장 경험과 노하우에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을 접목해 최적의 생산 현장을 구현해 나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현장 곳곳에서 다양한 스마트 과제를 발굴하고 디지털 전환 속도를 높여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포스코#철강업#초격차 기술#코일 카#스마트 기술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