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株 펄펄… 실적 호조-배당 확대에 연일 최고가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5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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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외국인 투자자 대거 매입
KB금융, 시총 5위 바짝 추격
하나금융지주는 출범이후 최고가
환율 안정-금리 인하 기대감도 호재

국내 금융지주 주가가 연일 최고가를 갈아치우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지주들의 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데다, 최근 국내 증시로 돌아온 외국인 투자자들이 금융주를 대거 사들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주요 대선 후보들이 주가부양 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밸류업’ 정책이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금융주 강세에 기여하고 있다. 코스피 시총 6위인 KB금융은 5위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바짝 뒤쫓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이날 장중 7만1300원까지 올랐다. 2005년 12월 지주 출범 이후 최고가다. 전날 장중 1만8300원까지 올라 2019년 1월 지주 출범 이후 최고가를 보였던 우리금융지주도 이날 장중 1만8310원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다른 금융지주들도 상승랠리를 펼치고 있다. KB금융은 전날 장중 10만2000원까지 상승한 데 이어 이날도 10만2100원까지 올랐다. 신한금융도 21일을 제외하면 8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이날 장중 5만6800원까지 치솟았다.

이 같은 금융주들의 상승세에는 실적에 대한 기대가 자리한다는 분석이다. 금융지주들은 꾸준한 대출 수요와 예대금리차 확대 등에 힘입어 탄탄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올해 당기순이익이 총 17조6497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6.8% 증가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KB금융(5조5232억 원), 신한금융(5조490억 원), 하나금융(3조9460억 원) 등이 모두 창사 이래 최대 순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금융지주 주식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 이날 장 마감 기준 외국인의 지분율은 KB금융 75.47%, 하나금융지주 66.55%, 신한지주 58.48%, 우리금융지주 45.18%로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60원대로 하락하는 등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유리한 여건이 조성된 덕이다. A금융지주사 관계자는 “원화 가치 안정화로 외국인 입장에서 수익성이 개선되자 매수세가 지속 유입되며 주가가 상승 중”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밸류업 정책도 주가 상승세에 기여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B금융지주사 고위 관계자는 “여러 글로벌투자자들이 지난해 한국의 밸류업 소식을 듣고 투자를 많이 문의해 왔다”며 “비상계엄 사태로 다소 투자가 주춤하다가 불확실성이 걷히면서 다시 투자가 몰리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배당 등 주주환원에 적극적인 금융주는 ‘밸류업 수혜주’로 꼽힌다. 앞서 밸류업 정책을 추진한 일본에서도 미즈호은행과 미쓰비시UFJ은행 등 금융주 주가가 상승세를 보인 바 있다.

6·3 조기 대선을 앞두고 주요 후보들의 배당소득세 분리과세 공약도 금융주의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도입되면, 분기배당을 시행하는 금융주의 투자매력이 부각될 수밖에 없다.

한국 증시의 전반적인 분위기 자체도 나쁘지 않다. 골드만삭스는 27일 ‘지금이 상승세의 시간’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대선을 계기로 한국 증시 반등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환율이 안정화된 데다 기준금리 인하, 추가경정예산 집행 등 내수부양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내수주를 중심으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전통적인 수출주보다는 은행 등 내수주에 자금이 몰릴 것이란 얘기다.

한편 금융지주사들이 이자 수익으로 이 같은 좋은 실적을 거두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예금금리는 떨어지는 가운데 대출금리 인하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다. 주요 시중은행의 예대금리차(대출―예금금리)는 지난해 8월 이후 확대되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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