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허리 조절기’ 개발… 기술중심 경영 강화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5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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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엔어스

허리 조절기를 부착한 상태로 허리선 늘이기 전(왼쪽)과 후. ㈜씨엔어스 제공
허리 조절기를 부착한 상태로 허리선 늘이기 전(왼쪽)과 후. ㈜씨엔어스 제공
박해오 대표
박해오 대표
1992년 작은 의류 부자재 유통업체로 시작한 ㈜씨엔어스가 국내 교복업계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했다. 박해오 대표가 이끄는 이 회사는 단순한 발상의 전환으로 시장 판도를 바꾼 성공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씨엔어스의 전환점은 2008년 국내 최초로 개발한 ‘허리 조절기’였다. 학생복 자재를 공급하던 박 대표는 학생들의 급속한 신체 성장으로 인한 교복 교체 부담이 크다는 문제를 발견했다. “청소년은 성장이 빠르다 보니 허리 사이즈 변화가 잦았어요.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기능성 제품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직접 개발에 나선 박 대표는 자체 특허를 통해 혁신적인 허리 조절기를 완성했다. 바지 허리 부분에 슬라이딩 메탈 후크를 좌우로 달아 최대 4∼6인치로 손쉽게 조절할 수 있는 이 제품은 외관상으로 표시가 나지 않도록 정교하게 설계됐다.

“조절기는 단순한 액세서리가 아닙니다.” 박 대표는 제품에 대한 신념을 이렇게 설명한다. 기능성과 내구성을 중심으로 개발된 이 제품은 학생들의 활발한 활동성을 고려해 견고함과 지속가능성에 중점을 뒀다. 출시 이후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통해 완성도를 높여온 결과 현재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는 놀라웠다. 특허등록 4년 만에 국내 학생복 시장의 95%를 차지하며 국내 대표 학생복 브랜드들에 연간 300만 개의 허리 조절기를 공급하고 있다.

최근 학생 수 감소라는 인구구조 변화에도 씨엔어스는 흔들리지 않는다. 박 대표는 “트렌드 변화나 시장구조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다각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평상복이나 기능성 의류로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한편 교복을 벗어나 패키징, 학생 뷰티 산업 등으로도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특히 스포츠웨어, 골프웨어, 아웃도어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활동성이 많은 의류에서 허리 사이즈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부가가치를 제공하고 있다. 환경에 대한 관심도 놓치지 않는다. 플라스틱, 폴리백 사용에 대한 환경적 우려에 대응해 일정 시간 경과 후 자연 분해가 가능한 친환경 소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서는 환경친화적 소재 전환이 필수”라는 것이 박 대표의 신념이다.

씨엔어스의 또 다른 자랑은 조직 문화다. 창업 초기 멤버들이 지금까지 근속하고 있으며 평균 근속 연수가 25년 이상에 달한다. ‘정년이 없는 회사’라는 운영 철학 아래 직원들과의 동반성장을 추구하며 인력 충원보다는 기존 구성원과의 신뢰 관계 구축에 중점을 두고 있다.

최근에는 직원들의 복지 향상을 위해 자동화 기반의 생산시설을 증축하고 있다. 이는 근무 환경 개선과 생산 효율성 제고를 아우르는 전략적 행보다. 박 대표는 “사람이 기업의 미래다. 함께 성장하고 싶은 사람들과 오래 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남들이 안 하는 아이템을 해야 한다’는 철학으로 틈새시장을 개척해온 박 대표는 앞으로 뷰티, 기능성 의류 등 신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박 대표는 “100년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술력과 사람 중심의 경영을 지속해야 한다”고 확고한 신념을 밝혔다.

작은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씨엔어스의 여정은 이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끊임없이 혁신하면서도 본질을 잃지 않는 기업, 그것이 바로 박 대표가 그려가는 미래의 모습이다.

#100년 기업을 향해#기업#㈜씨엔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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