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인상 영향 일시적… 하반기 美 금리인하 예상”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6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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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러 美연준 이사-이창용 총재 대담
윌러 “관세 따른 인플레 빠르게 해소… 美관세 평균 인상률 15%로 추정”
이창용 “10% 넘으면 韓기업 곤란… 미중 협상도 亞국가엔 중요한 이슈”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왼쪽)와 크리스토퍼 월러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가 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5년 BOK 국제 컨퍼런스에서 미국 경제 전망과 인플레이션 우려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 매파 성향(통화 긴축 선호) 인사로 꼽히는 크리스토퍼 윌러 이사가 “관세 영향은 일시적”이라면서 올 하반기 미국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미국발 관세 인상에 따른 장기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서도 “지나친 걱정”이라고 일축했다. 그와의 대담에 나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관세가 10% 정도에서 조정된다면 우리 기업들이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이 될 것”이라면서도 우리나라 등 아시아 국가는 미국과의 양자 관세 협상은 물론이고 미중 협상 결과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일 한은 별관 콘퍼런스홀에서 열린 ‘BOK 국제 콘퍼런스’에 기조연설자로 나선 윌러 이사는 “관세 인상에 따른 인플레이션은 일회성 이슈”라며 “물가와 고용시장이 안정된다면 올 하반기(7∼12월)에는 ‘긍정적 소식’에 따른 금리 인하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윌러 이사는 연준 내에서 매파적 인사로 분류되는 인물로, 미국의 금리 인상기 내내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낮아질 때까지 금리를 계속해서 올려야 한다”는 발언을 반복하면서 통화 긴축을 선호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올해 초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를 인상할 조짐을 보이자 금리 인하를 일시 중단해야 한다고 선언하는 등 통화 완화 기조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이날 관세 인상에 따른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에도 금리 인하를 지지하는 발언을 내놓았다. 윌러 이사의 이 같은 변화는 관세 인상이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확신과 경기 침체 우려에 대비한 경기 부양의 필요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윌러 이사는 이날 이 총재와의 대담에서도 “최근 12개월 기준 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 상승률은 2.1%로 목표치(2.0%)에 근접해 있다”며 “관세 부과로 인해 일시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더라도 빠르게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최근 관세 인상에 따른 인플레이션 장기화 우려는 코로나19 시기의 미 연준 판단 실수에 대한 트라우마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윌러 이사는 “(코로나19 시기인) 2021∼2022년과 달리 노동 공급 충격도 없고, 공급망 차질 이슈도 없고, 과도한 재정 정책도 없다”며 “관세 인상만으로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상승은 없다”고 못 박았다.

윌러 이사는 이날 미국의 관세 인상률별 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내놓았다. 그는 “관세 인상률이 25%에 달한다면 물가 상승률은 5%까지 치솟고, 실업률도 5%까지 오를 수 있다”면서 “반면 관세 인상률이 10%에 그칠 경우 물가 상승률은 3%에 그치며, 실업률도 다소 오르겠지만 5%에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의 최종 관세 인상률에 대해서는 “미 법원이 상당수 관세에 대해 위법이라고 판단하면서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면서도 “평균 관세 인상률을 15%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이날 이 총재는 한미 협상만큼이나 미중 협상에 관한 관심도 높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한국과 중국의 경제는 공급망으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며 “한미 양자 협상만큼이나 미중 협상이 어떻게 되는지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 경제에 중요한 이슈로 작용한다”고 했다. 알루미늄이나 철강, 자동차 등에 대한 분야별 관세가 한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그는 “(평균적) 관세가 10%를 넘어선다면 우리 기업들이 정말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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