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빗장 풀었다, 조였다…은행마다 대출 문턱 제각각

가계대출 총량 관리 위해 대출 조이는 은행들
일부 은행은 주담대 한도 늘려 ‘막차 수요’ 잡기

16일 서울 시내의 한 시중은행 앞에 주택담보대출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다. 4월 코픽스(COFIX)가 2.70%로 7개월 연속 하락하며, 2022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인 코픽스가 전월 대비 0.14%포인트 하락하면서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도 조정될 전망이다. 은행연합회는 “시장의 자금조달 비용이 꾸준히 낮아지고 있는 흐름이 반영됐다”고 밝혔다. 2025.05.16. [서울=뉴시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조에 따라 주요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정책도 오락가락하고 있다. 올초 대출을 풀었던 은행들은 다시 금리를 올리는 등 대출 문턱을 높이는 반면, 상대적으로 대출 관리에 여유가 있는 은행들은 한도를 풀며 문턱을 낮추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오는 9일부터 수도권 소재 1주택 이상 차주의 주택구입자금 대출을 일시 제한하기로 했다. 지난해 9월 수도권 2주택 이상 차주의 대출을 제한한 데 이어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이는 가계대출 총량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농협은행은 이달 초 대출모집인을 통한 주담대 접수와 대면 전세자금 대출의 타행 대환 취급을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KB국민은행도 전날부터 비대면 주담대 상품인 ‘KB스타 아파트담보대출’의 금리를 기존 연 3.7%에서 3.87%(전자계약 우대 금리 0.2%p 포함)로 0.17%p 올렸다. 가계대출 수요 관리를 위해 선제적으로 가산금리를 올린 것이다. 다만 그동안 하루 150건 정도로 제한했던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접수 한도는 500건 이상으로 늘렸다.

우리은행도 최근 변동형 주담대 상품의 금리를 4.01~5.51%로 기존 대비 0.06%p 상향하는 등 금리를 소폭 조정했다.

반면 올초 대출을 까다롭게 관리했던 은행들은 반대로 문턱을 낮추고 있다. 오는 7월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 도입을 앞두고 몰리고 있는 막차 수요를 잡기 위해서다.

신한은행은 전날부터 지역이나 자금 용도 등에 관계없이 주담대 만기를 최장 30년에서 40년으로 연장 조치했다. 지난해 가계대출이 급증하던 시기에 최장 50년이었던 만기를 30년으로 축소했다가 이번에 되돌린 것이다. 만기가 늘어나면 DSR이 낮아져 대출 한도가 늘어나는 효과가 난다.

서울 지역에 한해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을 제한했던 조치도 전날부터 해제했다.

하나은행도 비대면 주담대 상품인 ‘하나원큐 아파트론’의 대출 한도를 기존 5억원에서 10억원으로 상향한 바 있다. 올초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축소했던 대출 한도를 원상복귀시킨 것이다. 하나원큐 주담대 한도도 최대 5억원에서 7억원으로 확대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