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외국인 모셔라”… 전용 적금에 신용대출까지 선보인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6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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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銀, 외국인 고객 770만명 달해
통역-일자리 매칭 등 서비스 경쟁
전담 마케팅 조직-전용센터 운영도
내달 3단계 DSR… 수익 확보 나서

국내 체류 외국인이 265만 명을 넘어서자 시중은행들도 외국인 고객 잡기에 나서고 있다. 외화 송금, 통역은 기본이고 일자리 매칭 서비스 등 각종 상품 및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출시하는 것이다. 3분기(7∼9월)에는 외국인 전용 신용대출까지 출시된다. 국내 체류 외국인 수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외국인이 ‘신규 시장’으로 급부상한 것이다.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 등으로 대출을 통한 수익 확보에 브레이크가 걸린 것도 외국인으로 은행들이 눈을 돌리게 된 요인으로 꼽힌다.

9일 6대 주요 시중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IBK기업)에 따르면 4월 기준 해당 은행의 외국인 고객 수는 770만2078명에 달한다. 2022년 698만2561명, 2023년 731만352명, 지난해 761만102명으로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올 초부터 전용 상품을 내놓으며 외국인 고객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외국인이라서 겪어야 할 복잡할 절차 없이 상품 가입이 가능하고, 수수료도 싼 편이다. KB국민은행은 올 4월 외국인 고객 전용 해외 송금 서비스인 ‘KB 퀵 센드(Quick Send)’를 새롭게 출시했다. 비자(Visa)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복잡한 중계 과정을 줄인 것이 특징으로 상반기 내 최대 48개국까지 서비스 대상 국가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미 외국인 전담 마케팅 조직을 운영하고 있는 신한은행은 화상상담 기반 외국인 특화 채널인 ‘신한 글로벌플러스’를 제공하고 있다.

2003년부터 전국 외국인 밀집지역 인근에 ‘일요 영업점’을 도입한 하나은행은 아예 경기 안산시 원곡동 외국인센터지점, 경남 김해 외환센터, 경기 평택 외국인센터를 외국인 전용 센터로 운영하며 외국인 고객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해외 송금 특화 애플리케이션(앱) ‘Hana-EZ’를 통해 외국인 전용 ‘하나더이지(Hana the EASY) 적금’을 내놓기도 했다.

최근에는 생활 관련 서비스까지 등장하고 있다. 외국인 고객 전담 창구 ‘글로벌 데스크’를 운영하고 있는 우리은행은 외국인 전용 앱 ‘우리WON글로벌’을 통해 일자리 매칭 서비스까지 조만간제공할 예정이다.

여기에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은 올 3분기 중 외국인 전용 신용대출 상품 출시도 계획하고 있다. 신한은행이 외국인 전용 대출 상품을 내놓는 것은 처음이다.

은행들이 이토록 경쟁에 나선 이유는 국내 체류 외국인이 빠르게 늘며 시장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체류 외국인은 265만783명으로 전년 대비 5.7% 증가했다.

올해 대출 규제 등으로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것도 새 시장인 외국인에 집중하게 된 이유다.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하가 예정된 데다 7월부터는 3단계 스트레스 DSR 규제가 시행된다. 1인당 대출 한도와 대출에 따른 수익 등이 적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고객 기반을 넓혀 수익을 방어하려는 전략인 셈이다.

#3단계 DSR#외국인 고객 잡기#전용 적금#신용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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