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137조 빚더미… 비금융 공기업 1위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6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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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신도시-공공임대 확대 영향
4년간 25조 늘어 재정 건전성 우려

경남 진주혁신도시에 위치한 한국토지주택공사 전경. 2025.06.09 진주=뉴시스
경남 진주혁신도시에 위치한 한국토지주택공사 전경. 2025.06.09 진주=뉴시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국내 비(非)금융 공기업 중 부채가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부채 공룡’으로 불리는 한국전력공사보다 부채 규모가 약 18조 원 많았다. LH가 3기 신도시, 공공임대 등 정책 사업을 확대하면서 재정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9일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2025 대한민국 공공기관’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LH 부채 총계는 136조9975억 원으로 집계됐다. 공공부문 부채에 포함하는 비금융 공기업 31곳 중 가장 많았다. 한전(118조6569억 원), 한국가스공사(46조2942억 원), 한국도로공사(37조3819억 원)가 뒤를 이었다. LH 부채는 부채 규모 상위 4∼10위 기관 7곳 부채를 합친 금액(133조1967억 원)보다 약 4조 원 많았다.

증가 속도도 가팔랐다. 2019년 111조1569억 원이었던 LH 부채는 2023년까지 4년간 25조8407억 원 늘었다. 같은 기간 이보다 부채 규모가 더 늘어난 공기업은 원가에 크게 못 미친 전기 요금 때문에 적자에 허덕이던 한전(62조4926억 원)뿐이었다.

LH 부채가 빠르게 증가한 이유는 3기 신도시 등 재정 부담이 큰 정책 사업을 대거 확장했기 때문이다. 신도시 개발은 초기 회사채를 발행해 토지 보상, 기반 시설 조성을 끝낸 후 민간 건설사에 택지를 팔아 비용을 회수하는 구조다. 그러나 건설비 증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경색 등으로 건설 경기가 위축되면서 택지 매각이 순탄하지 않았다. 공공임대를 지으려고 주택도시기금에서 자금을 조달한 것도 부채 증가에 영향을 줬다.

일각에선 LH 재정 건전성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LH가 발표한 ‘2024∼2028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따르면 2023년 218.3%인 LH 부채 비율은 2027년 232.5%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을 수립해야 하는 공공기관 35곳의 2027년 평균 부채 전망치(187.6%)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LH 측은 “분양 선수금, 세입자 보증금 등 이자가 발생하지 않는 부채가 전체 부채 대비 40% 수준으로 높다”며 “자산 매각, 비용 절감 등으로 부채 우려를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LH#빚더미#비금융 공기업#부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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