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개월째 경상 흑자… ‘관세 여파’ 美수출은 3개월만에 감소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6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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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반도체 등 호조에 7.7조 흑자
대미 수출액은 한달새 6.8% 줄어
하반기 車-철강 등 수출 감소 전망

부산=뉴시스
반도체 수출 호조와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인한 수입 감소가 겹쳐 4월 국내 경상수지가 24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다만 대미(對美) 수출이 3개월 만에 감소한 가운데 올 하반기(7∼12월)부터 고관세 여파로 철강이나 자동차를 중심으로 수출이 본격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4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57억 달러(약 7조7250억 원)에 달했다. 2023년 4월 이후 24개월 연속 흑자 기록이다. 다만 흑자 폭은 3월(91억4000만 달러) 대비 34억4000만 달러 줄었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상품수지에서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품목 수출 확대에 힘입어 89억9000만 달러 흑자를 달성했다. 흑자 폭도 전월(84억9000만 달러) 대비 소폭 증가했다. 반도체(16.9%), 무선통신기기(6.3%), 의약품(22.3%) 수출이 크게 늘어난 효과다. 게다가 수입액(495억8000만 달러)도 에너지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5.1% 감소했다. 석탄(―38.5%) 원유(―19.9%) 가스(―11.4%) 등 원자재 수입이 10.4%가량 줄었고, 곡물(―11.5%) 비내구소비재(―3.3%) 승용차(―2.8%) 등 소비재 수입도 2.1% 감소했다.

그럼에도 경상수지 흑자 폭이 준 데는 외국인투자가에 대한 배당 등의 영향으로 본원소득수지가 적자로 돌아선 영향이 컸다. 4월 외국인 배당금 지급이 집중되며 배당소득수지가 6억5000만 달러 적자를 나타냈고, 그 결과 본원소득수지도 3월 32억3000만 달러 흑자에서 4월에는 1억9000만 달러 적자로 전환된 것이다.

올해 1월 이후 3개월 만에 미국 수출이 줄면서 미 관세 부과 영향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4월 대미 수출액은 106억30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6.8% 줄었다.

한은은 미국의 고관세 여파에 따른 수출 감소 영향이 올 하반기부터 더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이라고 관측했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철강이나 자동차 등의 수출에서 미국의 관세 인상 정책의 영향이 점차 나타나고 있다”며 “올 하반기부터 관세 인상의 영향으로 국내 기업의 미국 현지 생산이 확대되면서, 국내 생산과 수출은 줄어드는 모습이 드러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10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수출 둔화로 인해 한국 경제가 정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KDI는 10일 발표한 ‘6월 경제 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건설업이 부진한 가운데, 수출도 둔화하면서 경기 전반이 미약한 상태에 머물러 있다”고 평가했다.

#경상수지#외국인 투자#고관세#대미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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