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 다양성과 기업 성과…긍정적 관계
현실에선 다양한 분야서 격차 나타나
성평등 지표가 낮고 관련 정책도 미비
“조직 문화와 경영 방향성이 실현 좌우”
ⓒ뉴시스
여성 관리자 및 임원 비율이 높은 스타트업일수록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평균적으로 더 높은 성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관리자 비율, 연봉, 업종 등에서 남녀 간 격차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
12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의 ‘스타트업 리더십과 성별 다양성 리포트’에 따르면 여성 관리자 및 임원 비율 상위 25% 그룹이 하위 25% 그룹보다 매출과 영업이익 수치가 높았다. 이번 조사는 200개사 스타트업의 인사 담당자 및 대표와 재직자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영업이익은 여성 관리자 비율 상위 그룹(56.6%)이 하위 그룹(46.6%)보다 10.0%포인트(p) 높았다. 특히 전체 스타트업 중 영업이익 상위 25% 기업들을 분석한 결과 여성 관리자 비율 상위 그룹(34%)이 하위 그룹(9.8%)보다 3배 이상 많았다. 이를 두고 리포트는 관리자의 성별 다양성이 기업 성과와 긍정적인 연관성을 가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성별 다양성이 경영 성과에 도움이 될 수 있음에도 국내 스타트업의 현실은 다소 괴리를 보이고 있다. 관리자 비율뿐 아니라 임금, 업종에서도 성별 불균형이 나타났다.
스타트업 관리자(중간관리자·임원) 중 여성 비율은 25.3%에 불과했고 임원으로 한정할 경우 13.7%로 더 낮아졌다. 기업 규모와 여성 임원 비율이 반비례하는 현상도 관찰됐다. 기업 규모가 커질수록 여성의 경영진 진입 및 유지가 어려워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고용인원 50인 이상 스타트업 중 누적 투자금액 기준 상위 50개 기업 재직자의 지난해 연봉(기본급·성과급·스톡옵션 행사 수익 등)을 분석한 결과, 전체 여성의 연봉 중위값은 4400만원으로 남성보다 1300만원 낮았다. 연차가 높아질수록 성별 연봉 격차는 확대됐다. 11~15년차 구간에서는 차이가 약 1500만원까지 벌어졌다.
업종별로 보면 여성 임원 비율이 모빌리티의 경우 1.8%, 하드웨어·제조는 3.7%로 기술 집약 산업 내 여성의 임원 진출은 여전히 제한적이었다.
우리나라는 해외 주요국에 비해 성평등 지표가 낮고 스타트업 내 성별 다양성 정책 마련은 미비한 상태다.
올해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유리천장 지수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9개국 중 28위를,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글로벌 성 격차 지수에서도 146개 중 94위에 그쳤다.
조사 대상 200개사 중 공식적으로 서면에 명시된 성별 다양성 정책을 보유한 회사는 46개사(23%)에 불과했다. 더군다나 회사 정책이 어떠한 성별 다양성 제도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기업이 75개(37.5%)에 달하는 등 상당수 스타트업이 정책조차 마련하지 않는 상황이다.
보고서는 “빠르게 변화하고 성장하는 스타트업 특성상 초기부터 다양성과 포용성을 내재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성별 다양성은 단지 형평성 실현이라는 과제를 넘어 조직 혁신성과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전략적 요인이며 그 실현 여부는 조직 문화와 경영의 방향성에 달려 있다”고 조언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