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집을 사야 할까”…서울 집값 ‘대세 상승’ 시작했나

  • 뉴시스(신문)
  • 입력 2025년 6월 25일 07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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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서울 아파트값 확산세…6년 9개월 만에 상승폭 최대치
집값 상승 기대·불안 심리 공존…획기적인 주택 공급안 나와야

24일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단지.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CSI는 120으로 전월보다 9포인트 올랐다. 집값 급등기였던 2021년 10월(125) 이후 최고치로 5개월 연속 상승세다. 수도권 및 일부 지역 집값 오름세 확대 등으로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상승한 결과다.                                                                                        2025.06.24.뉴시스
24일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단지.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CSI는 120으로 전월보다 9포인트 올랐다. 집값 급등기였던 2021년 10월(125) 이후 최고치로 5개월 연속 상승세다. 수도권 및 일부 지역 집값 오름세 확대 등으로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상승한 결과다. 2025.06.24.뉴시스
서울 아파트값이 6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르고, 부동산 매수 심리가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를 비롯해 마포·성동 등 한강벨트를 넘어 서울 전역으로 번지면서 본격적인 상승 국면이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게다가 현재처럼 주택 공급 지표가 저조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금리 인하 추세와 맞물려 집값이 폭등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 아파트값이 20주 연속 상승하며 6년 9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이달 셋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36% 상승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9월 둘째 주(0.45% 상승)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자치구별로 보면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지역의 상승 폭이 뚜렷했다. 성동구가 0.76% 올라 2013년 4월 다섯째 주 이후 약 12년 2개월 만에, 용산구는 0.71% 올라 2018년 2월 셋째 주(0.61%) 이후 7년 4개월 만에 최대 상승했다. 마포구는 0.66% 오르며 통계 집계 이래 최대 상승률을 나타냈다. 또 강남구는 0.75%, 서초구는 0.65% 상승하며 지난 3월 셋째 주(강남 0.83%·서초 0.69%) 이후 13주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부동산원은 “재건축 추진 단지 및 대단지 등 선호단지 중심으로 매도 희망가격이 상승하고, 매수 문의가 많아지고 있다”며 “상승 거래 사례가 포착되는 등 서울 전체적으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단지에서는 신고가 경신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일 마포구 공덕더샵 전용면적 84㎡ 매물은 21억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 2월 동일 면적의 거래가격(18억원) 대비 3억원 올랐다. ‘마포대림e편한세상2차’ 전용 84㎡ 매물도 지난달 20일 17억9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찍었다. 이는 지난 4월 직전 거래(15억5000만원) 대비 2억4000만원 오른 액수다.

성동구 래미안옥수리버젠 전용 84㎡ 매물은 지난달 23억5000만원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 1월 직전 거래(19억원) 대비 4억5000만원이 올랐다. 서울숲아이파크리버포레는 지난달 전용 84㎡ 매물이 34억9000만원에 팔려 신고가를 기록했다.

서울의 부동산 매수 심리도 급등하고 있다. 서울 지역의 매수우위지수는 과거 부동산 급등기였던 2021년 10월 이후 약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강남3구, 용산구 등 일부 지역의 매수 심리가 빠르게 회복하면서 매수우위지수도 급등세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이달 9일 기준 서울 지역의 매수우위지수는 82.98로 지난 2021년 10월(86.1)을 기록한 뒤 3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매수자 많음’ 응답은 23.21, ‘비슷함’은 36.55, ‘매도자 많음’은 40.24를 나타냈다.

강남권에서 매수우위지수가 일주일 새 치솟았다. 강남 11개 자치구의 매수우위지수는 91.71로, 불과 1주일 전인 지난 2일 매수우위지수(79.32) 대비 급등했다. 강북권 역시 매수 심리가 회복세다. 강북 14개구는 매수우위지수가 73.18로, 강남권 대비 낮은 수준이지만, 전주(66.45) 비교하면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부동산시장에선 당분간 집값 오름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대세 상승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주택 공급 부족에 따른 집값 상승 불안 심리와 내달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을 앞두고 몰린 막차 수요를 두고 대세 상승으로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주택 공급 부족 우려는 여전하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약 2만4400가구로, 올해(4만6710가구)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공급 축소 우려가 현실화되면 집값이 우상향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서울과 수도권 핵심 지역에서의 획기적인 공급 확대 방안 없이는 집값 불안을 해소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유지되고, 최근 거래량도 늘어나면서 서울에 한해 추세적 상승에 진입했다고 평가한다”며 “다만 지금의 상승세와 거래량만으로는 대세 상승으로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금리 인하 추세와 주택 공급 부족 우려로 ‘혹시 집값이 더 오르지 않겠냐’는 불안심리가 작용하고 있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서울과 수도권 핵심 지역에서의 획기적인 공급 확대 방안이 나와야 한다”며 “새 정부의 주택 공급 확대 정책이 시장의 불안 심리를 잠재우지 못한다면 상승 추세가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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