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룟값·환율 하락에도 유통가 가격 인상 ‘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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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년 6월 25일 08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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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무력전에 무역 전쟁까지…불확실성에 생산비용 여전히 강세
원재료 수급 6개월~1년 전 계약…환차손 리스크에 즉시 가격 인하 난색

커피 원두값이 큰 폭으로 오르며 식음료와 프랜차이즈 업계가 원가 부담에 따른 가격 인상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2025.5.25/뉴스1
커피 원두값이 큰 폭으로 오르며 식음료와 프랜차이즈 업계가 원가 부담에 따른 가격 인상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2025.5.25/뉴스1
이재명 정부가 물가 안정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유통업계 전반으로 가격 인상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원재료 가격 변동성의 장기화, 소비 심리 위축으로 인한 수요와 생산량 감소로 여전히 생산 단가가 강세인 점이 가격 인상 최대 요인으로 지목된다.

최근 이스라엘과 이란 무력 충돌로 오름세를 보였던 환율, 유가, 운임 등이 휴전안에 따른 하락 전환했음에도 이같은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동서식품과 동원F&B, 하림 등을 비롯해 노랑통닭, 아웃백, 피자헛, 상하농원 등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식품, 외식업계를 중심으로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수입 원재료 비중이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제조원가(원부자재+임금+제조경비 등) 비용 상승에 따른 불가피한 대응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변수(전쟁, 환율 등)에 따른 생산 원가(제조원가+물류비 등) 증가를 명분으로 추가 가격 인상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전 여파와 미국발 관세 전쟁, 미중 무역 갈등, 인도-파키스탄에 이어 이스라엘-이란 무력 충돌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크다고 항변한다.

통상 업체들은 원재료 수급은 6개월~1년 단위로 계약하는 만큼 △원재료 수요/공급의 불안정세 △환율 변동성에 따른 환차손 리스크 등으로 개별 변수나 단기적 등락세가 가격 변동성으로 직결되기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업체들은 정부의 가격 안정화 정책 동참으로 인상폭은 최소화한다는 방침이지만, 내수 비중이 높은 기업의 경우 경기 회복 변수에 따른 생산 원가 압박으로 가격 인상폭 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원재료, 환율 하락 시 가격 인하 압박이 있지만 내수 침체 장기화로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공장이 돌아가지 않고 있다”면서 “규모의 경제에 따른 생산 원가 자체가 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환율 등락에 제조원가 대응 전략 수립도 쉽지 않은 데다 제반 비용 상승으로 기본 단가도 떨어지지 않아 가격 방어가 쉽지 않다”라고 전했다.

패션업계, 글로벌 생산량 감소 등 원재료 수급 변동성…FW 가격 인상 가능성

식품뿐만 아니라 원재료(원면, 구스/덕 다운 등) 수입 비중이 높은 패션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원면의 경우 일반적으로 가격 지표로 인용되는 Cotton A Index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73.4 수준에서 현재 64.3 수준으로 하락세다. 하지만 주요 원면 생산지인 중국이 신장 위구르 지역 강제노동 방지법(UFLPA)의 영향으로 중국산 원면 사용을 지양하면서 공급 하락에 따른 원가 비용은 늘고 있다.

업체들은 인도, 호주, 브라질, 미국 등 공급처 다변화를 통해 리스크 최소화를 위한 선제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잇단 글로벌 전쟁과 환율 등 변수는 공급량 확보나 가격 여파에 악재다.

특히 FW(가을·겨울) 시즌 대응을 본격 앞두고 객단가가 높은 덕/구스 다운 등 원재료 가격 급등으로 하반기 가격 인상도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다운의 경우 글로벌 생산량은 5만 톤으로, 중국 비중이 80%에 달한다. 한국은 연간 5000톤에 달하는 다운 소비국으로, 중국과 헝가리 등에서 주로 수입한다.

의류 업체 원재료 납품사 한 관계자는 “구스/덕 다운 등 FW 관련 원재료 부킹은 6개월 전 70~80%가 진행되는데 올해의 경우 지난해 말부터 구스다운(70~80%), 덕다운(40~50%) 등 가격이 폭등 수준”이라면서 “원가 변동폭이 하반기 판매가에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패션 역시 원재료 수급이 수개월 전에 이뤄지는 데다 공급가 정산 당시 환율 적용으로 현재 하락 전환 됐다고 해도 하반기 이후 리오더(재주문) 제품 가격에 반영될 수 있다고 짚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전쟁, 무역 갈등 등 장기화로 원재료 공급처 변동성에 환차손 리스크, 소비 침체와 가격 인상에 따른 수요 감소, 그에 따른 기업의 생산량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문제”라면서 “생산비용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하반기 가격 인상 압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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