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막후 실세 단체’로 통하는 록브리지 네트워크 아시아 총괄 회장을 맡는다. 록브리지는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설립한 정치 후원단체로, 트럼프 행정부 2기 핵심 인사들이 활동 중인 곳이다. 올해 4월 정 회장의 초청으로 방한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도 이 단체 소속이다.
25일 관가에 따르면 조만간 신설 예정인 록브리지 아시아의 총괄 회장을 정 회장이 맡기로 하면서, 한미 관계의 핵심 연결 고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대만 최대 금융그룹인 푸본그룹의 리차드 차이 회장이 록브리지 대만을, 타다시 마에다 일본국제협력은행(JBIC) 회장이 록브리지 일본 이사장을 맡는다. 한국에 록브리지 아시아 헤드쿼터를 두고 아시아 전체를 총괄하는 역할을 정 회장이 책임지기로 한 것이다.
정 회장이 록브리지 아시아를 총괄하게 된 배경에는 그와 트럼프 주니어의 끈끈한 친분 관계가 뒷받침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오랜 친구 사이로, 올해 초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함께 참여하기도 했다. 올해 4월 방한 때 트럼프 주니어는 전용기를 타고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하자마자 경기 성남시 정 회장의 자택으로 이동해 만찬을 함께하기도 했다.
록브리지는 밴스 부통령과 보수 성향 칼럼니스트 크리스토퍼 버스커크가 2019년 공동 창립한 정치 후원 단체다. 피터 틸 페이팔 창업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 미국 테크업계 거물들이 거액을 후원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100만 달러(약 14억 원)어치 비트코인을 기부한 타일러·캐머런 윙클보스 형제, 트럼프 행정부의 암호화폐 및 인공지능(AI) 정책을 총괄하는 데이비드 삭스, 투자업계 거물인 레베카 머서도 록브리지의 일원이다.
그 외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장,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 등 트럼프 행정부 핵심 인사도 모두 록브리지 소속이다.
재계에서는 이재명 정부가 출범 이후 트럼프 2기 행정부와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하는 상황에서, 정 회장과 록브리지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록브리지가 대외 정책을 비롯한 미국 주요 의사결정권자들에게 언제든 접근 가능하기 떄문에 관세 협상, 북한 문제 등에서 소통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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