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 상장’ 제동 상법개정안 여파
SK이노베이션이 윤활유 사업 자회사 SK엔무브의 기업공개(IPO)를 잠정 중단한다.
SK이노베이션은 25일 이사회를 열고 SK엔무브 지분 매입 등의 안건을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다음 달 2일 SK엔무브의 지분 30%를 재무적투자자(FI) IMM크레딧솔루션 측으로부터 8592억6000만 원에 매입한다. 이로써 SK이노베이션은 기존 보유 주식까지 합쳐 SK엔무브를 100% 자회사로 편입한다.
이번 지분 매입의 배경에는 SK엔무브의 IPO 추진이 얽혀 있다. SK이노베이션이 2021년 4월 IMM크레딧솔루션 투자를 유치할 당시 2026년까지 SK엔무브의 IPO를 추진한다는 조건이 포함됐다. 하지만 일각에서 그룹 지주사인 SK㈜와 자회사 SK이노베이션에 이어 손자회사인 SK엔무브까지 IPO를 하는 것이 ‘중복 상장’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거래소는 올 4월 상장 예비 심사 전 사전 협의에서 SK엔무브에 주주보호 방안 수립을 요청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중복 상장에 제동을 거는 상법개정안 입법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IPO가 쉽지 않자 결국 상장을 잠정 중단하게 됐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최근 자본시장 분위기와 회사 사정 등을 고려해 IPO를 잠정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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