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해외투자 1742억 달러↑…2조970억 달러
대미투자잔액 1581억 달러↑…역대 1위
서학개미에 자동차·2차 전지 투자 지속 영향
미·중 무역 갈등 등에 중국 투자 비중은 3년 째 최저
ⓒ뉴시스
지난해 우리나라 거주자의 해외투자액이 1724억 달러 증가해 대외금융자산 잔액이 2조 달러를 넘었다. 이 가운데 대미 투자잔액 증가폭은 1581억 달러로 역대 1위를 차지했다. 서학개미 등 증권투자가 크게 늘었고, 자동차와 2차 전지 등 국내기업의 미국 내 생산시설 투자도 영향을 미쳤다. 이에 반해 중국에 대한 직접투자는 2년 연속 줄며 중국에 대한 투자 잔액 비중은 3년 째 최저치를 경신했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24년말 지역별·통화별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준비자산을 제외한 우리나라의 대외금융자산 잔액은 1년 전보다 1724억 달러 늘어난 2조970억 달러를 기록했다. 외환보유액 등 준비자산을 더하면 2조5000억 달러를 소폭 웃돈다.
지역별·통화별 국제투자대조표는 우리나라 거주자의 해외투자를 뜻하는 금융자산(대외투자)과 외국인의 국내 투자로 분류되는 금융부채(외국인투자) 잔액을 지역별·통화별로 세분화한 통계다.
지역별로 미국에 대한 투자 잔액은 9626억 달러로 전체의 45.9%를 차지해 2년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어 동남아(2495억 달러, 11.9%), EU(2495억 달러, 11.9%) 등의 순이다. 특히 미국에 대한 투자잔액은 1581억 달러 늘며 역대 1위를 기록했다.
투자형태별로 보면 직접투자는 미국은 2389억 달러로 전체 비중은 31.3%를 차지했다. 자동차와 2차 전지를 중심으로 미국 내 해외공장 투자가 지속된 영향이다. 동남아에 대한 직접투자는 1553억 달러로 비중은 20.4%를 기록했다.
증권투자는 1년 전보다 1359억 달러 증가한 9943억 달러로 집계됐다. 미국에 대한 증권투자는 6304억 달러로 비중은 63.4%를 보였다. 전년보다 1217억 달러 늘며 증가폭은 역대 1위다. EU에 대한 증권투자는 1247억 달러로 12.5%를 보였다.
박성곤 한은 금융통계부 팀장은 “코로나 이후 시작된 해외 주식 투자 열풍이 계속되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유량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지난해 미국 주가 또한 연중 상승을 이어가며 전고점을 돌파, 전고점 돌파를 반복한 영향”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해외 주식 투자가 미국으로 더욱 집중되었고 연말 평가 평가 이익도 크게 늘면서 대미국 주식 투자 잔액 또한 역대 최대 증가폭을 보였고, 국내 기업들이 자동차와 2차 전지를 중심으로 미국 내 생산 시설 투자를 늘린데 기인한다”고 했다.
중국에 대한 대외금융자산은 1386억 달러로 직전년 1383억 달러보다 소폭 줄었다. 전체 비중은 6.6%로 3년 연속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직접투자는 898억 달러로 전체 비중은 11.8%를 차지했다. 증권투자는 200억 달러로 2%로 집계됐다.
박 팀장은 “미·중 갈등 지속과 중국 내수 부진으로 투자 여건이 악화됐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이 겹치면서 대중국 직접 투자가 2년 연속 감소했다”면서 “아울러 미국의 금융자산 비중이 급증한 데 따른 반사 효과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 투자잔액을 뜻하는 대외금융부채는 1년 사이 1290억 달러 감소해 1조4105억 달러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동남아가 3280억 달러(비중 23.3%)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미국(3191억 달러, 22.6%), EU(2317억 달러, 16.4%) 등의 순이었다.
투자형태별로 직접투자는 EU(700억 달러, 비중 24.4%), 증권투자는 미국(2413억 달러, 28.9%), 기타투자는 동남아(829억 달러, 36.3%)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박 팀장은 “순유입 지속에도 원화가치 하락으로 평가액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통화별로 보면 우리나라의 통화별 대외금융자산(준비자산 제외) 잔액은 미달러화 표시 금융자산이 1조2985억 달러(비중 61.9%)로 가장 많았고, 이어 유로화 1801억 달러(8.6%), 위안화 1071억 달러(5.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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