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관세에 전망 엇갈린 제조업…반도체·제약·화장품 ‘긍정’ 車·철강 ‘부정’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6월 29일 14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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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전국 제조업체 2186곳을 대상으로 ‘2025년 3분기(7~9월) 기업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상호 관세 영향에 따라 업종별 체감경기 전망에 희비가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3분기(7~9월) 주요 업종별 기업경기전망지수(BSI) 전망치.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2025년 3분기(7~9월) 주요 업종별 기업경기전망지수(BSI) 전망치.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대한상의는 올 3분기 BSI가 2분기(4~6월) 대비 2포인트 상승한 81로 집계돼 16분기 연속 기준치(100)을 밑돌았다고 29일 밝혔다. BSI 지수가 100 이하면 해당 분기의 체감경기를 이전 분기보다 부정적으로 본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업종별 BSI는 관세 부담과 수출 실적에 따라 엇갈렸다. 관세 예외품목인 반도체(109)와 제약(109) 업종은 긍정적 전망이 우세했다. 특히 반도체 업종의 BSI는 2분기보다 22포인트 상승하며 1년 만에 기준치를 넘어섰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고부가가치 반도체 수요가 늘며 수출이 증가한 탓에 전망이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화장품(113) 업종은 관세의 영향에도 유럽, 중동 등 수출시장 다변화를 통해 긍정적인 전망치를 보였다.

반면 미국 관세 적용 대상인 철강(67)과 자동차(76) 업종은 기준치를 크게 밑돌았다. 철강은 대미수출이 감소한 데다 중국, 일본산 철강재의 국내 유입이 늘며 BSI가 70 이하에 머물렀다. 자동차 역시 관세 영향으로 대미 수출이 감소해 부정적 전망이 우세했다. 정유·석유화학(72) 업종은 산업의 구조적 침체 속에서 유가 변동성까지 확대돼 전망이 악화됐다.

부문별로는 수출(87)과 내수(79) 모두 부진한 가운데 건설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 등으로 내수 전망이 상대적으로 더 부정적이었다. 대기업(89)보다는 중견기업(77)과 중소기업(81)의 전망치가 낮았고, 제주(100)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올 3분기 전망을 직전 분기보다 어둡게 봤다.

대한상의 조사에 따르면 제조기업의 54.1%가 올 상반기(1~6월) 매출 목표치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응답했다. 기업들은 올 상반기 실적에 영향을 미친 대내 요인으로 내수 부진(64.7%)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원자재가 상승(30.9%), 해외수요 부진(23.8%), 환율 변동(19.3%), 관세 조치(18.0%)가 뒤를 이었다.

대한상의는 “관세 부담으로 대미수출 감소가 현실화되는 등 기업 부담이 여전한 상황”이라며 “통상 불확실성 완화, 규제 개선, 투자 인센티브 등 과감한 내수 활성화 대책으로 기업심리 회복을 적극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제조업#관세#산업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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