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천일, 전년 대비 2~3배 증가…놀이공원 발걸음 ‘뚝’
편의점, 야외 점포 중심 매출 하락…쇼핑몰은 모객 늘어
장마가 시작되며 서울 전역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20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출근하고 있다. 2025.6.20 뉴스1
올해 들어 주말마다 비가 내리는 등 기상 변수로 외부 활동 및 나들이가 줄어들면서 관광 및 유통업계 매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면 야외 활동을 못 하게 된 소비자들이 ‘실내’로 이동하면서 관련 업종의 반사 이익이 예상된다.
30일 한국관광 데이터랩에 따르면 5월 내국인 관광소비는 총 15조 844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여행(관광여행사·여행알선·전세버스 등) 업종 소비는 123억 4178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9% 줄었다.
고물가 및 소비 침체 탓도 있겠지만, 관광업계는 올해 우천 및 흐린 날씨가 반복되는 등 기상 상황이 지난해보다 악화하면서 외부 활동 및 나들이 수요가 줄어든 점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5월의 경우 31일 중 우천일이 총 17일(서울 종로구 기준)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우천일이 9일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특히 놀이공원 등 종합레저타운 업종이 직격탄을 맞았다. 에버랜드에 따르면 올해 6월(1~22일) 중 주말 입장객은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했다. 지난해 6월(1~22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에버랜드 소재지)의 우천일은 4일이었지만, 올해는 11일로 3배 가까이 늘어나면서 나들이객의 발걸음도 뜸해진 것이다.
레저업계 관계자는 “놀이공원의 경우 학생 체험학습 등 단체손님은 날씨의 영향을 덜 받지만 6월은 학생들이 시험기간이라 개인 단위 손님이 많다”며 “개인 손님은 날씨에 민감해 놀이공원 방문을 줄이는 등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 2024년 서울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을 찾은 가족단위 방문객들이 한산한 놀이공원을 걷고 있다. 2024.5.5 뉴스1
편의점도 ‘덜 더운’ 여름으로 피해를 본 대표적인 업종이다. 통상 여름은 마진율이 높은 주류·음료 및 각종 식품 매출이 대폭 늘어나기에 편의점에는 ‘대목’으로 꼽힌다. 하지만 올해는 비가 오는 날이 많아졌고 평년 대비 기온도 떨어지면서 매출이 줄어들고 상품 이익률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와 올해 평균 기온 변화는 △4월 16.3도 → 13.4도 △5월 18.5도 → 17.8도 △6월(1~22일) 24.6도 → 23.7도 등 모두 낮아졌다. 한국투자증권은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올해 2분기(4~6월) 영업이익이 711억 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7.3% 하회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우천시 유동인구가 급격히 줄어드는 야외 점포의 매출이 대폭 감소할 전망이다. 한강에 위치한 편의점의 경우 비가 오는 날의 매출이 많게는 90% 이상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GS25에 따르면 지난 3~5월 행사로 인해 아이스크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1% 늘었지만, 한강 내 점포 20여 곳은 해당 기간 잦은 우천으로 인해 매출 신장률이 2.5%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3년 7월 장맛비와 팔당댐 방류량 증가로 인해 한강 수위가 높아지면서 서울 올림픽대로 반포대교 일대에 간의 편의점과 테이블이 옮겨져 있다. 2023.7.16 뉴스1
올해 잦은 우천으로 야외 활동을 못 하게 된 소비자들은 복합형 테마파크 및 쇼핑몰 등 ‘실내’로 발걸음을 옮긴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프라퍼티에 따르면 날씨가 맑았던 지난 6~7일 스타필드 방문객은 점포당 평균 9만 명이었지만, 비가 왔던 지난 14~15일 방문객은 평균 10만 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6월 2주차부터는 주말마다 비가 내리면서 방문객 수가 10% 증가했다.
롯데백화점 역시 6월 주말 간 주요 쇼핑몰 고객이 전년 동기 대비 약 15% 늘었다. 특히 ‘미래형 쇼핑몰’ 타임빌라스 수원 및 잠실 롯데월드몰의 경우 최대 30% 이상 고객이 확대됐다. 현대백화점의 더현대 서울도 지난 주말(21~22일) 방문객이 전년 동기 대비 10% 늘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입지인 만큼 일기 예보에 맞춰 유연한 상품 운영을 전개하고 있다”며 “3분기에는 여름철 무더위가 올 가능성이 높아 매출이 점진적으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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