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통보에도 韓日 증시 강세…“트럼프 변덕 학습효과”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8일 11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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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상호관세 발표때 주가 급락과 딴판
부과 시점까지 협상 시간 있다는 안도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 부과를 알리는 서한을 공개했다. 트럼프는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불행히도 우리 관계는 상호적이지 않았다”면서 “2025년 8월 1일부터, 우리는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모든 제품에 대해 품목별 관세와 별도로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5.07.07 (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일본 등에 다음 달 1일부터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통보하는 서한을 보냈지만 아시아 증시가 강세다. 발효 시점까지 협상 시간이 남아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모습이다.

8일 코스피는 개장 직후 3,108.49까지 상승하며 3,100선을 되찾았다가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다. 이날 오전 10시 30분 기준 0.9% 가량 오른 3,080대에 거래 중이다. 기관이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고, 개인과 외국인은 순매도 중이다. 코스닥지수는 개인과 기관이 순매수 중인 가운데 보합권에 머무르고 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와 토픽스도 강보합 흐름을 보이고 있다. 토요타자동차, 소니그룹, 히타치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강세다. 일본은 미국이 4월에 발표했던 상호관세 24%보다 1% 포인트 오른 25%의 상호관세를 통보받았다.

한국과 일본 증시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상호관세가 처음 발표됐던 4월 급락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다음 달 1일까지 협상 시한이 확보돼 사실상 관세 유예 효과를 얻은 것이라는 안도감이 시장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는 항상 꽁무니를 뺀다(TACO)’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미국 정부는 처음에는 강한 충격을 주었다가 나중에 유화적인 태도로 전환하는 협상 방식을 보여온 것도 시장에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는 신호를 줬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4월 상호관세 당시처럼 연쇄적인 주가 급락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관세 리스크에 내성과 학습효과가 생겼고, 각국이 관세율을 낮추기 위한 협상의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올 2분기(4~6월) 영업이익 4조6000억 원을 올리며 지난해 2분기 대비 55.94% 감소한 실적을 거둔 삼성전자 주가는 보합권에 머물고 있다. 시장 전망을 밑도는 실적이지만 바닥을 지나 하반기(7~12월)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또 삼성전자도 3조9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추가 매입을 결정한 것도 주가 방어에 도움이 됐다.

다만 주요국들의 관세 협상 지연이 달러 강세로 이어져 원-달러 환율은 상승세다. 7일 서울 외환시장 야간거래에서 원-달러 환율은 1377원까지 치솟았다. 8일 주간거래에서는 1370원까지 하락했지만 강달러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는 현지 금융시장에서 관세정책이 인플레이션 등 미국 경제이 미치는 영향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관세로 인한 물가 상승 영향이 연말까지 이어지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도 덩달아 늦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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