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디건·셔츠, 장마 패션 키워드 상위권
패션 넘어 뷰티·식품·가전까지 영향
실용성 중심 소비로 계절 경계 모호
폭염과 스콜성 호우 등 이상기후가 이어지며 백화점 소비 패턴이 변화하고 있다. 기존 장마철 필수품인 레인부츠와 방수재킷 대신 사계절 활용 가능한 ‘시즌리스’ 상품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8일 현대백화점은 빅데이터 플랫폼 ‘썸트렌드’를 통해 최근 2년간 ‘장마 패션’ 관련 SNS 및 온라인 커뮤니티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카디건’과 ‘셔츠’ 언급량이 각각 327.8%, 274.7% 급증했다고 밝혔다. 반면 ‘레인부츠’와 ‘방수재킷’ 언급량은 각각 19.8%, 9.3% 증가에 머물렀다.
매출에서도 이 변화가 확인된다. 여름 세일 기간(6월 27일~7월 6일) 동안 패션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대비 10.7%, 스포츠·아웃도어는 21.1% 증가했다. 특히 카디건, 셔츠, 바람막이 등 여름 아우터류는 30% 이상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며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고 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폭염과 호우로 실내외 온도차가 커지며 얇은 겉옷 수요가 늘었다. 계절에 구애받지 않는 시즌리스 상품이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패션 브랜드들도 이 흐름에 맞춰 대응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한섬은 여성복 브랜드 ‘타임’의 린넨 셔츠 물량을 전년 대비 50% 이상, 셔츠와 재킷 겸용 ‘셔켓’은 2배 가까이 늘렸다. ‘더캐시미어’는 여름 니트 생산을 30% 확대했으며, ‘SJSJ’의 여름 카디건과 니트는 출시 2주 만에 모두 판매됐다.
시즌리스 트렌드는 뷰티, 식품, 가전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실내 냉방으로 인한 피부 건조로 보습 스킨케어 매출이 13% 늘었고, 곱슬거림 완화 샴푸·트리트먼트·헤어 에센스는 20% 이상 증가했다. 식품 부문에서는 삼계탕, 갈비탕 등 보양식이 일상식으로 자리 잡으며 건강 간편식(HMR) 매출이 최근 2개월간 18% 증가했다. 현대그린푸드의 ‘그리팅’ 브랜드도 같은 기간 매출이 18% 늘었다. 가전에서는 건조기와 제습기 매출이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기후 변화로 계절 구분이 모호해지며 실용적이고 사계절 활용 가능한 상품 선호도가 높아졌다. 고객의 라이프스타일과 기후 변화를 고려한 트렌드 상품을 지속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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