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열풍 타고 5년간 1450% 상승
딥시크 쇼크-中제재 변수 넘어
애널리스트 87%가 “매수 의견”
미국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장중 시가총액 4조 달러(약 5490조 원)를 넘었다. 글로벌 상장 기업 중 시총 4조 달러를 넘긴 것은 엔비디아가 사상 처음이다.
9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는 전 거래일 대비 1.8% 상승한 162.88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164.42달러까지 치솟으며 처음으로 시총 4조 달러를 넘기기도 했으나 소폭 하락해 종가 기준 시총은 3조9743억 달러로 마감했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7.5%까지 커졌다.
시총 4조 달러 고지를 두고 경쟁했던 마이크로소프트(MS·3조7423억 달러), 애플(3조1535억 달러)과의 격차도 벌어졌다. 지난해 12월 애플이 세웠던 시총 3조8848억 달러의 기록도 엔비디아가 갈아치웠다. 5년 동안 엔비디아 주가는 1450% 올랐다.
4조 달러는 지난해 인도 명목 국내총생산(GDP) 3조9000억 달러를 넘어서는 수치이자 세계 5위 일본(4조2000억 달러)에 육박하는 수치다.
올해 엔비디아 주가는 ‘딥시크 쇼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 제재 등으로 성장성에 제한이 있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올 1월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가 미국 빅테크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개발한 AI 모델을 공개했을 때는 1월 27일 하루에만 주가가 17% 빠지며 시총 5890억 달러가 증발했다. 4월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엔비디아 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저사양 AI 가속기(H20)의 중국 수출을 막자 3거래일 동안 주가가 13.6% 하락했다.
하지만 미국의 대중 제재에도 엔비디아의 실적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중동 시장 확보, 빅테크들의 천문학적인 데이터센터 확대에 다시 AI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상황으로 반전됐다. 5월 초부터 현재까지 주가가 약 40% 이상 오른 이유다. 올해 1분기(2∼4월) 실적을 보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69.2% 증가한 가운데, 49.1%의 영업이익률을 거뒀다.
시장에서는 한동안 엔비디아의 독주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데이터센터뿐만 아니라 자율주행차, 로봇 등에도 엔비디아의 기술력을 적용하겠다는 구상을 밝히며 성장에 집중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엔비디아 분석 담당 애널리스트 78명 중 68명(87.1%)이 여전히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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