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6월 및 상반기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미국의 관세 조치 영향과 글로벌 통상환경 불확실성 확대에도 지난달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4.3% 증가한 598억 달러(80조7599억원), 수입은 3.3% 증가한 507억2000만 달러(68조4973억원)을 기록했다. 이날 부산 남구 신선대(사진 아래) 및 감만부두(위) 야적장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2025.07.01. 부산=뉴시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관세 인상이 현실화하며 국내 수출기업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기업 10곳 중 9곳은 관세가 15%를 넘으면 버티기 어렵다고 토로했고, 10곳 중 4곳은 올 하반기(7∼12월)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경제인협회는 1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 하반기 수출 전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시장조사 전문업체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진행했으며, 10대 수출 주력 업종 영위 기업 150개사가 응답했다.
응답 기업의 92.0%는 미국의 관세 인상률이 15%가 넘을 경우 감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7일 한국에 대해 25%의 상호관세를 매기겠다고 했다. 상호관세 부과는 다음 달 1일 시작된다. 자동차·부품 25%, 철강·알루미늄 50% 등의 품목관세는 이미 부과돼 있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하반기 국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1.6%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철강업종은 수출이 5% 줄며 가장 많이 감소할 것으로 기업들은 예상했다. 철강을 포함해 선박(─2.5%), 자동차(─0.6%), 반도체(─0.5%) 등 6개 업종에서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하반기 수출이 줄어들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 중 절반가량은 그 요인으로 ‘관세 등 통상 환경 불확실성 증가’(45.6%)를 꼽았다. 주요 수출시장 경기 부진을 이유로 본 기업도 26.6%였다. 수출기업의 절반 이상(53.3%)은 하반기 최대 수출 리스크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꼽았다. ‘글로벌 저성장에 따른 수요 침체’(14.0%), ‘미국-중국 통상 갈등 심화’(12.7%) 등이 뒤를 이었다.
기업들은 미국의 관세율 인상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원가 절감(33.7%) △수출단가 조정(33.2%) △해외 현지 생산 확대(14.7%) 등을 꼽았다. 특별한 대응 방안이 없다는 응답도 14.2%였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미국의 관세 정책과 글로벌 저성장으로 인한 수요 침체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므로 기업들의 비용 절감 중심의 단기 대응은 한계가 있다”며 “국내 수출기업의 비교우위를 반영한 통상 협정과 수출 지역 다변화, 수출 경쟁력 제고를 통한 제도적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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