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글로벌 주요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와 주식시장의 반등 흐름이 맞물리면서 자산 운용 전략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 최근 정기예금 금리는 2%대로 낮아져 예금에 대한 선호도 역시 약화되는 조짐이 확인된다. 이에 퇴직을 앞둔 50대 투자자 A 씨는 “앞으로 자산 배분을 어떻게 조정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막막함을 토로했다.
문혜경 SC제일은행 동탄역지점 부장A. 투자의 본질은 언제나 ‘균형’에 있다. 시장은 끊임없이 움직이지만, 어떤 자산이 언제 상승할지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금리가 전환되는 시기에는 각 자산의 역할과 특성을 이해하고, 전략적으로 배분하는 접근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우선 주식 투자는 은퇴 전 투자자들에게 장기적인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 현재 미국 주식은 인공지능(AI), 반도체 클라우드 컴퓨팅 등 첨단 기술 산업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정보기술(IT)·커뮤니케이션서비스 업종의 경우 독점적 기술이 뒷받침되기에 관세 및 지정학적 이슈에 덜 민감하다. 또한 해외 매출 비중이 높아 최근 이어지고 있는 달러 약세에도 이익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반도체 ·클라우드 업종에서 투자 수요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주요 테크 기업들은 기존 설비 투자 계획을 유지하며 AI 수요가 여전히 높다는 점을 재확인시켰다. 견조한 이익 구조 및 풍부한 현금 흐름을 갖춘 미국 우량 성장주 중심의 포트폴리오 구성이 바람직해 보인다.
여기에 한국을 포함한 신흥시장 주식도 포트폴리오에 고려할 필요가 있다. 최근 한국 주식시장을 둘러싼 정책 변화와 외국인 자금 유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고,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중장기 성장 기대감이 높다. 정부가 앞장서 주주가치를 중심으로 기업 지배구조를 개편하려는 기조는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주식에 대한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물론 관세를 비롯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각종 지정학적 분쟁 등 일부 리스크가 있지만 국내외 유동성을 기반으로 한 긍정적 수급 여건을 감안할 때 지수 하단은 견고하게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채권 자산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하면 안정성을 높이고 변동성을 완화하는 두 가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글로벌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이 본격화되는 구간에선 이자 수익과 원금 차익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관세에 따른 물가 불확실성을 고려해 후행적인 정책 대응을 유지해왔으나, 최근 주요 연준 인사들의 금리 인하에 대한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며 기조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이 가운데 글로벌 투자등급 채권과 선진국 하이일드 채권에 분산 투자한다면 수익성과 안정성 사이의 균형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은퇴 이후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하기 위해 확정금리형 연금 상품도 고려해볼 수 있다. 이러한 상품은 계약 시 약정된 금리를 일정 기간 동안 보장함으로써 금리 하락 리스크를 방어하고 예측 가능한 현금 흐름을 제공한다. 세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노후 대비의 핵심 자산으로 역할을 할 것이다.
자산 분산과 더불어 마지막으로 놓치지 말아야 할 투자 원칙은 ‘시점 분산’이다. 시장의 고점, 저점을 정확히 예측해 타이밍을 맞추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일정 기간에 걸쳐 분할 매수를 지속하는 전략은 장기 성과를 보다 안정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주식 40%, 채권 40%, 확정금리형 연금 20%를 배분하는 전략을 통해 시장의 단기 변동에 흔들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분산과 인내를 바탕으로 전략적 자산 배분을 실천하면 은퇴 이후 삶에서 성장성과 안정성을 모두 누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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