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2분기 ‘영업익 9조’ 전망…‘사상 최대’ 실적 기대

SK하이닉스, 올해 상반기 HBM 시장 ‘독주’
‘AI 고점론’ 기우…내년도 수요 성장 지속 가능
변수 하나에 시장 ‘출렁’…불확실성은 우려

뉴시스

SK하이닉스가 AI(인공지능) 반도체용 메모리인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올 2분기 역대급 실적을 거둘 것이란 관측이 커지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오는 24일 발표하는 ‘2025년 2분기 실적’은 역대 최대 규모로 예상된다.

전날 현재 증권가 컨센서스(3개월 추정치 평균)는 매출액 20조4385억원, 영업이익 8조9230억원 수준이다. 사상 첫 분기 기준 ‘매출 20조-영업이익 9조’ 클럽 가입이 유력시된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 선점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HBM은 그동안 시장의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엔비디아가 AI 반도체용 메모리로 HBM을 낙점하며, 시장 판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됐다.

현재로선 SK하이닉스가 2분기 ‘우세승’을 거둔 데 이어, 올 하반기에도 HBM 시장을 독주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SK하이닉스는 업계 선도 업체로 세계 최초로 HBM3E 12단을 엔비디아에 공급했고, HBM4 역시 가장 먼저 샘플을 전달했다.

최근 다시 업계 안팎에선 AI 산업에 대한 ‘고점론’과 ‘기우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지만, HBM 수요 자체는 견조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업계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최근 미국발 관세 불확실성과 국제 분쟁 등 수요 위축 우려 상황에도, 올해 HBM 수요 전망치를 기존 220억Gb(기가비트)로 유지했다.

이는 HBM 공급 3사의 예상 생산 물량인 120억Gb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옴디아는 내년 HBM 수요도 300억Gb 수준으로 내다보며, HBM 수요는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SK하이닉스의 올 하반기 실적에도 기대감이 실린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HBM3E 12단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는 업체는 하반기에도 제한적이다”며 “SK하이닉스의 하이 엔드 D램 시장 내 입지는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HBM 시장의 불확실성 우려가 갈수록 커지는 모습도 보인다.

현재 HBM 수요는 엔비디아가 사실상 장악하고 있어, ‘초대형’ 고객에 의해 좌우되는 양상이다.

고객사의 전략이 바뀌거나, 미국의 수출 규제 등 국제 정세 같은 외부 변수 하나만 있어도 시장 전체가 흔들리는 등 리스크가 큰 것이다. 이는 시장 판도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 지속적으로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단적으로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는 미국 마이크론은 전날 4.8% 급락했다.

외신에 따르면 전날 시장정보업체 에지워터리서치는 투자 메모를 통해 마이크론 하반기 실적과 관련 “상반기 수요와 가격은 예상보다 양호했으나, 하반기는 예년보다 다소 약세(Downward Bias)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많은 투자자들이 ‘팔자세’로 돌아섰다.

반면 삼성전자는 이날 오후 현재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2분기 잠정 실적에도 불구,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엔비디아가 중국용 AI 반도체 ‘H20’을 다시 생산할 수 있다는 소식에 힘입은 것이다.

엔비디아가 운영하는 블로그에 따르면 젠슨 황 CEO는 중국 방문 중 고객들과 만나 “엔비디아 H20 GPU 판매를 위한 신청서를 다시 받고 있다”며 “미국 정부는 엔비디아에 라이선스를 부여할 것이라고 약속했고, 엔비디아는 곧 제품 공급을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H20에는 삼성전자의 HBM3가 탑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