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지역 가뭄 해소로 배추 생육 도움될 전망
수박 7월 하순께 공급 확대…사과 등 정상 생육
가축피해 수급영향은 미미…폭염대응 TF 강화
10일 서울 서초구 농협유통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수박이 판매되고 있다. 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8일 수박 1통의 소매 가격은 2만6091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26.6%, 평년 대비 31.7%가량 올랐다. 지난달 장마로 인한 공급 지연에 폭염으로 수박을 찾는 이들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2025.07.10. [서울=뉴시스]
최근 장마 후 폭염이 지속되다 남부와 영동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되면서 기상 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는 농축산물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농축산물 수급 불안이 먹거리 물가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수급 안정과 소비자 부담 완화를 위한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전한영 농림축산식품부 대변인은 15일 브리핑을 통해 “오늘 아침 당정 간담회에서도 폭염에 따른 농축산물 물가 안정방안이 집중 논의됐다”며 “당은 물가안정 TF를 구성해 대응 중이고, 정부도 현장 상황 점검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름철은 통상 연중 농산물 가격이 가장 높은데, 올해는 무더위가 일찍 시작되면서 수박, 배추 등 일부 품목의 가격 상승도 앞당겨졌다.
여름배추 주산지인 강원 지역은 폭염과 가뭄으로 생육 부진이 우려됐는데, 강릉 등 강원 동부지역에 급수차량과 이동식 급수장비를 지원해 아주심기를 마무리했다. 이번주 내리는 비로 가뭄이 해소되고 서늘한 날씨가 이어지면 배추 작황도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농식품부는 갑작스런 집중호우나 가뭄·폭염 등의 피해에 대비해 관·배수시설을 정비하고, 방제약제 공급 외에도 예비묘 250만 주를 확보해 즉시 재식이 가능하도록 준비하고 있다. 생산량이 감소할 경우, 정부 가용 물량 3만5500t을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특히 폭염 속에 수요가 늘어난 수박은 지난 5~6월 일조시간이 줄면서 출하가 지연돼 높은 가격대를 기록 중이다. 7월 하순부터는 강원 양구, 경북 봉화, 전북 고창 등지에서 공급이 확대되고, 충북 음성의 2기작 수박도 출하를 시작하면서 수급이 안정될 전망이다.
최선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과채관측팀장은 “이번 주 기온이 내려가며 수요가 줄고, 출하량도 늘어나고 있어 7월 하순에는 수급이 안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과·배·복숭아·포도 등 과일류는 6월 이후 기온이 상승해 생육을 회복하고 있어 향후 공급 안정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감자는 현재 유통 중인 노지 봄감자(생산량의 65%)의 경우 평년 대비 2% 증가해 수급에 문제가 없다. 다만, 고랭지감자는 면적이 줄고 가뭄으로 생육부진을 겪고 있다.
농식품부는 고랭지감자 회복을 위해 관수 지도와 함께 계약재배 물량 1만2000t을 시장에 공급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저율관세(TRQ)로 물량 최대 3200t도 수입을 추진한다. 농식품부는 다음주 입찰을 시작해 4분기 중에는 감자를 수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축산물은 폭염으로 일부 가금류가 폐사했는데, 농식품부는 수급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계란은 일평균 생산량이 4821만개로 평년보다 높고, 가격도 점차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계란자조금을 활용해 납품단가를 최대 1000원(30구 기준) 정도 낮추는 지원도 병행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산란계 고온피해는 4만 마리 정도로, 8월 생산량은 작년 대비 조금 감소하겠지만 평년 대비로는 5% 증가할 것”이라며 “최근 3개년 7~8월 계란수요는 연평균 대비 6.2%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복날 등으로 계절수요가 증가하는 닭고기는 전·평년 수준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산 수입 차질에 대비해 태국산 4000t이 7월 중순부터 공급되고, 8월부터 브라질산도 정상 공급 예정이다.
농식품부는 ‘폭염 대응 가축 피해 최소화 TF’를 운영 중이며, 지자체·생산자단체와 협력해 급수 지원, 차광막, 영양제 등을 농가에 지원해 폭염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
소비자의 장바구니 부담 완화를 위해 이달 17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3주간은 전국 1만2000개 대형·중소형 마트에서 농축산물 특별할인행사를 실시한다. 품목당 최대 40% 할인과 2만원으로 상향된 주간 할인한도를 적용받을 수 있다. 전통시장에서는 다음달 4~9일 별도로 100억원 규모 환급행사도 진행된다.
가공식품은 대형마트, 편의점 등에서 최대 50% 할인 행사를 실시하고, 외식비 부담 완화를 위해 공공배달앱 주문 시 1만원 상당 할인 쿠폰(2만원 이상 3회 주문시)도 제공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기상 여건 등으로 수급 관리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안정적 공급과 소비자 부담 완화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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