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해각서 체결 후 이창기 한국시멘트협회 부회장(사진 왼쪽)과 라바 게숨 GICA회장이 기념촬영 하고 있다. 한국시멘트협회
국내 시멘트업계가 아프리카 최대 영토국이자 천연자원 부국인 알제리와 손잡고 탄소중립 전략과 시멘트 기술 컨설팅 분야에서 공식 협력에 나선다. 지난 2007년 이후 18년간 중단됐던 양국 산업 협력의 재개이자 한국 시멘트산업의 기술력과 저탄소 생산모델을 수출하는 첫 사례다.
한국시멘트협회는 지난 7일 알제리시멘트산업그룹(GICA)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MOU는 양국 간 시멘트산업 교류 확대와 탄소중립 전략 공유, 기술 컨설팅 기반 사업화 모델 구축을 골자로 한다.
대표단은 이창기 한국시멘트협회 부회장을 단장으로 전재철 한일시멘트 단양공장장, 한국환경공단, 한국산업기술진흥원 등 관계자 5인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현지에서 라바게숨 GICA 회장과 면담을 진행하고 알제리 내 주요 시멘트 생산 시설을 직접 방문해 생산체계와 기술 수준을 점검했다.
알제리는 풍부한 에너지와 광물 자원을 바탕으로 시멘트 산업의 자립도를 높여왔지만 최근 들어 유럽 수출 확대를 위한 탄소 규제 대응과 생산효율성 개선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알제리 정부는 기술력과 친환경 전략이 검증된 국가와의 협력을 모색해왔으며 한국 시멘트업계에 공식 협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시멘트업계는 유럽과 일본에 견줄 만큼의 생산 기술력과 체계적인 탄소중립 전략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협력 파트너로 낙점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협력은 2007년 이후 중단됐던 한-알제리 경제공동위원회의 재가동을 추진 중인 산업통상자원부의 요청에 따라 체결됐다. 양국 간 실질 산업 협력이 제도적 틀 안에서 재개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국시멘트협회는 “이번 협약은 단순한 의례적 방문이 아니라 한국 시멘트산업의 고효율 저탄소 생산모델과 탄소중립 전략을 알제리에 단계적으로 이식할 수 있는 기반 마련”이라고 평가했다. 협회는 향후 실질적 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구체적인 사업 모델을 발굴하고, 이를 국내 개별 시멘트 업체들과 연계할 방침이다.
대표단은 이번 MOU 체결과 함께 실질적인 협력 방안을 구체화하기 위한 추가적인 활동도 병행했다. 이창기 한국시멘트협회 부회장은 알제리 측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2050 한국 시멘트산업의 탄소중립 전략’을 직접 발표하며 한국이 추진 중인 탄소 저감 기술과 친환경 생산체계에 대해 상세히 소개했다.
또한 대표단에 포함된 전재철 한일시멘트 단양공장장을 비롯한 실무진들은 알제리 현지의 주요 시멘트 생산시설을 직접 찾아가 생산설비와 운영 시스템을 면밀히 살펴보고 현지 업계가 안고 있는 과제와 한국 기술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파악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들은 수십 년간 국내 시멘트 생산 현장에서 축적한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알제리 측에 현실적인 협력 가능성을 전달했다.
양 기관은 협약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앞으로 2년간 양국 대표들로 구성된 공동 운영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이 운영위는 연 2회 정기 회의를 통해 연간 협력 계획을 수립하고 협약 이행 현황을 점검·관리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한국시멘트협회는 “알제리 시멘트산업의 품질과 기술 수준을 점진적으로 한국 수준에 부합시키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전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