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美서 전기차 LFP배터리 생산… 中업체들에 도전장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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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과 힘 합쳐 2027년 양산 추진
SK온도 배터리 美 생산에 주력
“중국 외 공급망 바탕 우위 확보”
美관세, 韓기업 시장확대 기회로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미국 시장을 발판으로 중국 업체들이 장악한 저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시장에 잇따라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배터리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며 배터리 공급망을 자국 위주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 LFP 시장 확대를 노리는 한국 기업들에는 기회가 되고 있다.

● “미국서 차량용 LFP 배터리 양산”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배터리 합작법인인 얼티엄셀스는 미국 테네시주 얼티엄셀스 2공장에서 LFP 배터리 셀을 생산하겠다고 14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GM과 얼티엄셀스에서 차량용 LFP 배터리를 생산하기 위해 협의 중”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최종 절차가 완료되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얼티엄셀스는 올해 말부터 LFP 셀 생산을 위해 라인 전환 작업을 시작하고, 2027년 양산하는 게 목표다. 국내 업체가 미국에서 차량용 LFP 배터리를 생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외 공급망을 바탕으로 미국 내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말 유럽에서도 전기차용 LFP 배터리 양산을 시작한다.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한 국내 배터리 3사는 니켈, 코발트, 망간 등 세 가지 금속을 조합한 삼원계 배터리를 주로 생산하고 있다. 그사이 중국 기업들은 대량 생산을 통해 LFP 배터리 시장을 장악했다. LFP 배터리는 고가인 니켈, 코발트 대신 저렴한 인산철을 사용해 삼원계 대비 가격이 20∼30% 싸고 안정성이 높다. 하지만 에너지 밀도가 낮아 전기차에 탑재할 경우 주행 거리가 짧다. 한국 기업들이 주력으로 하는 삼원계는 프리미엄 전기차에, LFP는 중저가 전기차에 주로 탑재된다.

하지만 길어지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보급형 전기차 판매에 힘을 실으면서 최근 LFP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차용 LFP 사용량은 2021년 216t에서 지난해 1042t으로 늘었다. 올해 1∼5월 기준 LFP 사용량은 500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87t) 대비 73.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삼원계 배터리 사용량은 377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늘어나 상대적으로 증가율이 완만했다. 한국 기업들이 미국 중심으로 LFP 배터리 생산에 뛰어드는 이유다.

● ESS용 LFP 배터리도 생산

한국 기업들은 전기차 탑재용뿐 아니라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 배터리 시장에도 진출하고 있다. ESS용 배터리 시장은 중국 업체들이 80% 이상 장악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중국 업체들이 북미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잃은 틈새를 공략하는 것이다.

SK온은 10일 ESS에 사용하는 LFP 배터리 생산을 위해 배터리 소재사 엘앤에프와 LFP 배터리용 양극재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SK온은 2022년 미국 조지아 1, 2공장을 가동하며 배터리 미국 현지 생산에 주력해 왔다. 앞으로 미국 내 일부 생산라인을 전환해 LFP 배터리 생산 체제를 갖출 예정이다. 삼성SDI는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해 울산에 ESS용 LFP 배터리 설비 구축을 진행하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1∼6월)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 6월부터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에서 ESS용 LFP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리튬, 인, 철을 주요 원료로 사용하는 배터리. 고가인 니켈과 코발트를 사용하는 삼원계 배터리 대비 가격이 저렴하고 발화 위험이 적어 안전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1회 충전 시 주행가능 거리가 삼원계 배터리에 비해 짧다.

#LFP 배터리#배터리 공급망#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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