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그랜드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그랜드 키친이 오준탁 셰프와 협업한 초복 이벤트 (우)그랜드 하얏트 인천_써머 스페셜 이미지
초복(7월 20일)을 앞두고 특급호텔들이 여름철 보양식 메뉴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장어, 전복, 삼계탕, 한방 갈비탕 등 전통 보양 식재료는 매년 여름 단골처럼 등장하지만, 그 이면에는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한 고정 외식 수요, 고령층 소비층의 확대, 여름철 비수기를 겨냥한 매출 전략 등 복합적인 시장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호텔 레스토랑은 업장 특성상 40~60대 이상 고객의 매출 기여도가 크다. 특히 한식, 중식, 일식당의 경우 40~60대 연령대 비중이 50% 이상으로, 이들은 계절성과 건강 가치를 함께 고려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다수 호텔 관계자들은 “보양식은 어르신들이 예약을 이끄는 대표 메뉴”라고 입을 모은다. 단순한 식사를 넘어 가족 외식이나 회식 자리를 성사시키는 계기가 된다는 설명이다.
이런 경향은 7~8월 복날 시즌의 매출 구조에도 반영된다. 일부 업장에 따르면 초복부터 말복까지 이어지는 보양식 수요는 5월 어버이날보다도 매출 효과가 크다.
호텔업계는 여름철 객실 수요가 감소하는 비수기를 맞아 F&B(식음료) 부문에서 보양 메뉴를 전략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특히 평일 점심이나 일요일 런치 등 비교적 한산한 시간대에 고단가 보양 메뉴를 배치해 체류 시간과 객단가 모두를 끌어올리고 있다.
올여름에도 전국 주요 호텔들이 다양한 형태의 보양식 프로모션을 운영 중이다.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셰프 컬래버레이션, 오마카세, 프리미엄 딤섬 등 세 가지 스타일의 보양 메뉴를 구성했다. 넷플릭스 예능에 출연한 오준탁 셰프와 협업한 ‘프리미엄 로스트 치킨 To-Go’는 마라·라임칠리 풍미를 살린 로스트 치킨에 라자냐, 수제 피클, 셰프 특제 소스가 함께 제공되며 48시간 전 예약 후 포장 구매가 가능하다.
오는 18일에는 뷔페 레스토랑 ‘그랜드 키친’에서 오준탁 셰프가 직접 조리하는 현장 이벤트도 진행되며 닭떡갈비 모나카, 탉강정, 한국식 시저샐러드 등 다양한 닭고기 요리가 제공될 예정이다.
일식당 ‘히노츠키’는 여름철 제철 해산물인 은어, 민어, 통영 갯장어, 일본산 이세에비(닭새우) 등을 활용한 여름 가이세키 오마카세 코스를 운영 중이다. 초당옥수수 솥밥, 한우 안심 숯불구이, 금태솥밥 등으로 구성되며, 고급 사케 페어링도 함께 제공된다.
중식당 ‘웨이루’에서는 제주 흑돼지 소룡포, 랍스터 교자, 관자·시금치 교자 등 10여 종의 프리미엄 딤섬 요리를 코스로 제공하는 ‘딤섬 선데이’를 매주 일요일 런치 한정으로 운영한다.
경기도 화성의 롤링힐스 호텔은 올데이 다이닝 레스토랑 ‘블루 사파이어’에서 여름 디너 뷔페를 선보인다. 메뉴는 바다장어 고추장 구이, 문어삼합, 소고기 들깨탕, 갈비찜, 바위옷 묵무침 등 보양식과 여름 별미가 혼합된 형태라고 한다. 보리밥, 복숭아 과편, 망고 무스케이크 등 가벼운 디저트도 포함되고 슬로우푸드협회가 인증한 ‘맛의 방주’ 식재료를 활용해 차별화를 더했다고 한다. 이와 별도로 제공되는 ‘전복 한방 갈비탕’은 황기, 당귀, 오가피, 엄나무 등 약재에 전복과 수삼을 더해 고아낸 한방탕으로 은은한 향과 깊은 국물 맛이 특징이다.
인천 영종도의 그랜드 하얏트 인천은 레스토랑 ‘에잇’에서 네 가지 보양 메뉴로 구성된 써머 스페셜을 운영한다. 철판에서 직접 구워낸 담백한 장어구이 정식, 깊고 진한 육수의 전복 삼계탕, 고기와 해산물의 조화를 살린 연포탕과 LA갈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냉우동과 탕수육 세트까지 각기 다른 취향에 맞춰 선택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한다. 모든 메뉴는 단품 주문이 가능하며 8월 31일까지 한정 운영된다.
세종시에 위치한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세종은 전통 평양식 보양 메뉴인 어복쟁반을 점심 한정으로 선보인다. 아롱사태와 스지(우건), 양(위) 등 고단백 부위와 자연송이, 백목이버섯, 청경채, 미나리 등 10여 종의 채소가 어우러진 구성으로 사골 베이스의 깊은 육수에 초간장, 참깨, 초고추장 등 세 가지 소스를 곁들여 개별 취향대로 즐길 수 있다고 한다. 2인 기준 6만9000원으로 세종시 중심 상권에서 점심 회식과 가족 외식 수요를 겨냥한 시즌 한정 메뉴로 운영된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고객층의 연령대가 높고 건강식에 대한 수요가 상시화되면서 보양식은 단기 마케팅을 넘어 고정 상품군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가격·형태·시간대를 세분화한 보양 구성은 앞으로도 더욱 다양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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