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은 대학생부터 석박사, 취업준비생, 재직자 등 전 주기에 걸쳐 산업 인재 양성 사업을 체계적으로 수행해 온 노력을 인정받아 2024년 기획재정부 주관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A 등급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B 등급) 대비 한 계단 상승한 것이다.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KIAT는 기술혁신을 선도할 우수한 산업계 인재 양성 기반을 마련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국가의 성장 동력과 기술 경쟁력 수준은 글로벌 역량을 보유한 핵심 인재의 양과 질에서 판가름되는 만큼 앞으로도 산업 현장에 필요한 맞춤형 인재 양성을 담당하는 기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KIAT는 지난 2023년부터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 등 국가첨단전략산업 분야의 인재 양성을 위해 특성화 대학(원)을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또 재직자 대상의 첨단산업 아카데미는 물론 비전공생도 참여 가능한 단기 집중 교육과정인 부트캠프 프로그램 운영도 병행한다. 트렌드 변화가 빠른 첨단산업인 만큼 산업계 교원을 확보해 현장 수요가 충분히 반영된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최신 시설과 장비 구축 예산을 지원해 교육 환경을 개선하는 데에도 신경 쓴다.
올해부터는 ‘첨단산업 인재혁신 특별법’에 따른 첨단산업 인재혁신센터로 지정됐다. 첨단산업 분야의 혁신 인재 양성 업무를 총괄 담당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첨단산업계의 인재 부족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해 제정된 이 법은 기업 주도하에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맞춤형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는 근거를 담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KIAT는 첨단산업 분야에서 활약할 국내 이공계 인재들이 글로벌 역량을 갖춘 혁신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글로벌 인재 양성도 전 주기적으로 추진한다. 석박사 과정 학생들을 해외 우수 연구기관에 6개월∼1년간 파견해 기술협력과 공동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을 해오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국내 반도체 특성화 대학원 학생들을 위한 글로벌 프로그램을 최초로 시작했다. 네덜란드 현지에서 단기(1주일) 반도체 이론 교육과 연구 현장을 방문하는 ‘한-네 미래 반도체 아카데미’ 행사가 그것이다. 석박사 외에 재직자, 취업준비생으로도 대상을 넓혀 맞춤형 교육을 제공한다.
미국 교환학생으로 가는 이공계 학부생들에게 해외 첨단산업 현장 방문 기회를 제공하는 사업도 지난해 본격적으로 출발했다. 4년간 1900여 명의 학생을 선발해 전문가 멘토링, 장학금 지급 등의 특전을 제공할 계획이다.
5월 21일에 열린 美퍼듀대-韓반도체특성화대학 교류 행사.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제공KIAT는 글로벌 인재 교류 지원과 함께 산업통상자원부의 산업기술 국제협력을 총괄 전담하고 있기도 하다. 국내 기업과 해외 연구기관 간 기술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미국(워싱턴)과 유럽(브뤼셀) 지역에 글로벌 R&D 전략거점센터를 운영하고 글로벌 산업기술협력센터(GITCC)의 지정과 관리를 담당한다. GITCC는 국제 기술협력 수요를 발굴하고 연구자들을 연결해주며 공동 연구 과제 수행에 필요한 실무 채널 역할을 하는 현지 거점이다. 지난해 1차로 미국 MIT, 존스홉킨스대, 예일대, 퍼듀대, 조지아텍, 독일 프라운호퍼가 선정됐으며 올해 캐나다 토론토대, 영국 UCL이 GITCC로 추가 합류했다. 아울러 KIAT 국제협력 사업의 또 다른 중요 축인 산업·에너지 협력개발지원사업(ODA)은 지난해 산업기술혁신촉진법 개정을 통해 사업 추진 근거가 보조금에서 출연금 기반으로 전환되는 성과를 거뒀다.
산업·에너지 ODA 사업 추진의 법적 근거가 분명해지면서 사업 수행이나 사후 관리 측면에서 고도의 투명성과 체계성을 확보하게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KIAT는 이를 위해 ODA 조직을 확대 개편하고 전문 인력도 보강해 관련 정책 수립 및 사업 기획, 후속 성과 관리까지 아우르는 전략성을 강화했다.
1월 17일에 열린 첨단산업 인재혁신센터 출범식.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제공한편 KIAT는 조직 내부 차원에서도 체계적 시스템 구축에 힘썼다. 사내 전문가 육성을 위해 2023년 경력 개발 프로그램(CDP)을 전격 도입한 데 이어 경력 개발과 직무 분석을 고려해 기존 교육 시스템을 개선, 체계화하는 데 힘썼다. 직무별 필요 역량과 개인별 상황을 고려해 난이도를 조절하는 등 직무 교육을 세분화했으며 특화 교육 확대 등 맞춤형 교육 시스템을 정착시켰다.
올해는 정부 연구개발(R&D) 결과물의 사업화 성과 제고를 지원하는 기술사업화센터를 기관장 직속 부서로 격상했다. 지난해 경영 관리와 핵심 사업 양대 부문에서 조직 혁신에 필요한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구축하는 데 주력했다면 올해는 더욱 실질적인 성과 창출에 집중할 계획이다. 민병주 KIAT 원장은 “A 등급 획득은 국민을 위한 연구 지원기관이 되기 위해 전 직원이 함께 노력한 결과”며 “인공지능 시대에도 대한민국 산업이 경쟁력을 잃지 않도록 산업기술 혁신의 동반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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