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밈 주식 열풍’ 시즌2… 美 콜스, 장중 105% 폭등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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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증시 호황에 개미들 대거 유입… 부동산 플랫폼 오픈도어도 43%↑
“콜스-오픈도어, 공매도 많아 주목”
커뮤니티서 거론된 종목들 급등
“유행 휩쓸려 투자, 손실 우려” 지적

“‘밈(meme·온라인 유행 콘텐츠) 주식’ 열풍 시즌2의 주인공들을 만나 봐라.”

22일(현지 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년 만에 재현된 밈 주식 열풍을 보도하며 사용한 표현이다. 밈 주식이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주목받은 종목들이 단기간에 급등하는 현상을 말한다. 2021년 개인투자자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단결해 비디오게임 업체인 게임스톱의 주가를 끌어올렸던 사건에서 유래됐다.

시즌2의 주인공은 바뀌었다. 최근 밈 주식 열풍에 가장 많은 수혜를 입은 종목은 미국의 백화점 체인 콜스다. 콜스는 22일 한때 전 거래일 대비 약 105% 폭등했다. 이후 상승 폭을 반납했지만 37.6% 오른 14.34달러에 장을 마쳤다. 올 3월에 연간 매출이 4∼6%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주가가 1997년 이후 최저 수준인 6달러대까지 떨어졌던 것과 딴판이다.


개미들이 주목한 것은 콜스의 공매도 물량이었다. 공매도는 헤지펀드나 기관투자가들이 남에게 주식을 빌려 이를 매도한 뒤 주가가 떨어졌을 때 낮은 가격에 사들여 본래 주인에게 주식을 갚은 방식의 투자 기법이다. 처음 주식을 빌렸을 때보다 싸게 사면 차익만큼의 이득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만약 주가가 내려가지 않는다면 공매도 세력들은 다급하게 다시 주식을 사들여 그나마 손실을 줄이려고 한다. 이에 따라 주가가 급등하는 것을 ‘쇼트 스퀴즈’라고 하는데 온라인 커뮤니티에 콜스의 쇼트 스퀴즈를 노려볼 만하다는 글이 게시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콜스의 공매도 물량은 전체 거래 주식의 49%를 차지했다.

공매도 물량이 21%에 달하는 미국의 부동산 플랫폼 오픈도어도 밈 주식 대열에 합류했다. 헤지펀드 EMJ캐피털의 창업자 에릭 잭슨이 오픈도어의 주가가 82달러까지 갈 것이라고 주장한 것이 커뮤니티를 통해 퍼지면서 개미들이 주식을 사들였다. 오픈도어 주가는 21일에만 42.7% 폭등했고, 최근 한 달로 따지면 500.0% 상승했다. 또 차세대 배터리 업체 퀀텀스페이스도 한 달 새 225.4%, 양자컴퓨터 회사 리게티 컴퓨팅은 43.0% 상승했다.

밈 주식 열풍은 주로 주가 상승기에 발생한다. 최근에 인공지능(AI) 기대감, 미 경제지표 개선 등으로 뉴욕증시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자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주식시장에 유입되면서 밈 주식 시즌2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유행에 휩쓸려 투자하다가는 큰 손실을 볼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임스톱의 경우 2021년에는 주당 80달러를 넘겼지만 현재 주가는 24.26달러에 그친다. 이철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양자컴퓨터 주가가 일제히 오르면서 국내 서학개미들의 유입이 많았던 리게티 컴퓨팅 등의 밈 주식은 등락이 클 수밖에 없다”며 “단순히 유행 때문에 주가가 오른 것인지, 정말 기업의 성장 가치가 있는지 고심한 뒤 업종 내 분산 투자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밈 주식 열풍#콜스#미국 증시#오픈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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