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전기차 편견 깨러 왔다… ‘BYD 씰’ 제로백 3.8초 고성능 과시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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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씰’ 직접 타보니
코너링 안정적, 내부 인테리어 준수
뒷좌석 승차감-좁은 공간은 아쉬워
풀옵션 4690만원 가격대엔 논란도

BYD가 출시한 전기차 ‘BYD 씰’이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스피드웨이를 달리고 있다. BYD 제공
BYD가 출시한 전기차 ‘BYD 씰’이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스피드웨이를 달리고 있다. BYD 제공
“싼데, 비싸다!”

한국 승용차 시장에 야심 차게 도전장을 내민 중국 BYD가 선보인 두 번째 모델 ‘BYD 씰(씰)’의 가격이 4690만 원(보조금 제외)으로 공개되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나왔던 반응이다. 크기와 생김새가 비슷한 현대 아이오닉6의 가장 싼 모델 가격이 4650만 원인 점을 떠올리면 비싸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이 차는 풀옵션 단일 트림이다. 옵션을 넣고 빼면서 돈을 더 들일 일이 없다는 뜻이다. 4륜구동(AWD),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 다인오디오 12스피커 시스템 등이 포함된 것을 감안하면 또 비싸지 않다는 느낌도 든다.

씰은 한국 시장에서 이 같은 가격 관련 논란을 딛고 성공할 수 있을까. 최근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이 차를 몰아도 보고, 옆자리, 뒷자리에도 앉아 봤다.

● 밟는 대로 달리고, 돌리는 대로 돈다

우선 직선 구간에서 가속페달을 끝까지 콱 밟아 보는 것으로 시작했다. 이 트랙의 가장 긴 직선 구간이 960m인데, 절반을 가기 전에 속도가 시속 160km를 넘겼다. 앞뒤 모터 합산 최대출력 390kW, 마력으로 환산하면 530마력의 힘을 낸다. 100km를 넘겨도 속도 증가가 굼뜨지 않게 느껴졌다. 공식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은 3.8초, 최고속도는 190km에서 더 올라가진 않았다.

두 번째 랩부터는 코너에서 속도를 조금씩 더 붙여 봤다. 시속 60km 정도로 코너를 돌아도 차가 양옆으로 쏠리는 느낌이 별로 없었다. 차체의 바닥과 배터리를 일체화시킨 ‘셀투바디’라는 기술이 적용되어 비틀림 강성이 매우 높아졌다는 설명이 있었는데 그 효과인 모양이다. 핸들을 돌리는 대로 차가 코너 연석 쪽에 착 붙어 돌아갔다. 용기만 있다면 좀 더 고속으로 밀어붙여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쉬움을 ‘프로 인스트럭터’가 운전하는 차를 타 보면서 해소할 수 있었다. 100km 정도의 속도로 코너를 돌자 차 뒤쪽이 살짝 밀리다 잡히는 느낌이 들었다. 오버스티어를 차체제어장치가 즉각 개입해 잡아준 것. 회사 측 설명으로는 단순히 출력을 낮춰 자세를 잡는 것이 아니라 전후방 토크를 즉각 계산해 배분하는 등의 ‘지능형 토크 적응 제어’ 방식이라고 한다.

트랙에서 차를 몰 때는 가속페달에서 발을 뗐을 때 회생 제동이 좀 센가 싶었는데, 공도를 달려보니 오히려 약하게 느껴졌다. 지하 주차장 진입로보다 조금 완만한 정도의 내리막길에서 속도를 유지하려면 브레이크를 써야 하는 수준이다. 이 차는 회생 제동 강도를 2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데 ‘강함’이 이 정도다. 전기차에 익숙해 ‘원 페달 드라이빙’을 즐기는 운전자라면 아쉬울 수 있겠다. 내연기관 차만 운전하다 이 차를 접한 입장에선 큰 이질감 없이 적당하게 느껴졌다.

운전하는 내내 차가 물렁하거나 딱딱하거나 하는 생각은 안 들었다. 과속방지턱을 지나면 한 번은 ‘출렁’하지만 그게 끝이다. 다만 뒷자리 승차감은 제법 딱딱하다. ‘노면이 읽힌다’는 표현이 체감될 정도다. 운전을 즐기는 사람 중 딱딱한 승차감을 좋아하는 운전자가 많은 점을 고려하면, 앞자리와 뒷자리의 승차감이 바뀌면 어땠을까 싶었다.

● 고급스럽지만 아쉬운 뒷자리

BYD는 이 차를 고급 세단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실내 모든 자리에 앉아 보고 그 말의 의미를 알았다. 의전용 모델 같은 호화로움까진 아니지만, 눈길 가고 손 닿는 어느 한 부분 소홀해 보이지는 않았다. 앞좌석 뒷좌석의 인테리어 차이가 심한 차들도 있는데, 이 차는 그런 느낌도 없다.

아쉬운 점은 뒷자리 공간에서 느껴졌다. 낮은 차체에도 머리 공간은 좁지 않았지만 시트의 각도가 조금 더 뒤로 누웠으면 좋을 뻔했다. 국산 차 대비 허리를 좀 더 세우고 앉는 느낌이다. 이 차의 특징 중 하나인 광활한 선루프 너머 하늘을 보려면 고개를 뒤로 많이 젖혀야 했다. 앞좌석과 차 바닥이 거의 밀착돼 있어 발을 넣을 공간이 없는 점도 다리가 긴 뒷좌석 승객에게는 불편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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