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1일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10나노급 D램 제품을 주로 생산할 M16 준공식을 개최했다. D램 제품을 주로 생산하게 될 M16은 축구장 8개에 해당하는 5만 7000㎡(1만7000여평)의 건축면적에 길이 336m, 폭 163m, 높이는 아파트 37층에 달하는 105m로 조성됐다. SK하이닉스가 국내외에 보유한 생산 시설 중 최대 규모다. 사진은 M16 전경.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는 2분기(4~6월)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확대에 힘입어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22조2320억 원, 9조2129억 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5%, 68% 늘었다고 밝혔다. 이전 분기 최대 기록인 지난해 4분기(10~12월) 매출 19조7670억 원, 영업이익 8조828억 원을 넘어선 것이다. 증권사 전망치(컨센서스) 매출 20조7186억 원, 영업이익 9조648억 원도 웃돌았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에 적극 투자하면서 AI용 메모리 수요가 꾸준히 늘어났다”며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예상을 웃도는 출하량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 등 빅테크에 판매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최신 제품인 5세대(HBM3E)의 실적이 매출, 이익 성장에 가장 큰 기여를 했다. HBM은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처리량과 속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린 최첨단 메모리다. HBM 시장에서 현재 SK하이닉스가 독보적인 1등이다. SK하이닉스는 “D램은 HBM3E 12단 판매를 본격 확대했고, 낸드는 전 응용처에서 판매가 늘어났다”며 “업계 최고 수준의 AI 메모리 경쟁력과 수익성 중심 경영을 바탕으로 좋은 실적 흐름을 이어왔다”고 설명했다.
서버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PC와 같은 정보기술(IT) 기기에 쓰이는 더블데이트레이트(DDR)5 등 범용 메모리도 성장세를 나타냈다. SK하이닉스는 “고객들이 2분기 중 메모리 구매를 늘리면서 세트 완제품 생산도 함께 증가시켜 재고 수준이 안정적으로 유지됐다”고 했다.
SK하이닉스는 하반기(7~12월)에는 고객들의 신제품 출시도 앞두고 있어 메모리 수요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증권사들이 전망하는 SK하이닉스의 3분기(7~9월) 매출, 영업이익은 각각 22조6421억 원, 10조1498억 원으로 2분기 ‘역대 최대’ 성적을 또다시 갈아치울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AI 모델 추론 기능 강화를 위한 빅테크 기업들의 경쟁으로 고성능, 고용량 메모리 수요를 늘릴 것”이라며 “아울러 각국의 소버린 AI 투자가 장기적으로 메모리 수요 증가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버린 AI는 미중 빅테크에 의존하지 않고 각 나라가 자체 인프라와 데이터, 인력 및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사용해 독립적인 AI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말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HBM3E 성과를 바탕으로 HBM 실적을 전년 대비 약 2배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다. 다음 세대인 HBM4에서도 고객사에 적기 공급해 업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또 서버용 LPDDR(저전력 DDR) 기반 모듈 공급을 연내 시작할 예정이다. 현재 16Gb(기가비트)로 공급하고 있는 AI 그래픽처리장치(GPU)용 GDDR7은 용량을 24Gb(기가비트)로 확대한 제품도 준비하고 있다. 낸드는 고용량 기업용SSD(eSSD) 판매 확대 등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송현종 SK하이닉스 사장은 “내년 HBM 등 주요 제품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올해 일부 선제적인 투자를 집행하겠다”며 “AI 생태계가 요구하는 최고 품질과 성능의 제품을 적시 출시해 시장 성장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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