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이 달라지자, 가전도 달라졌다…라이프스타일 변화가 만든 소형가전의 성장 곡선

  • 동아경제
  • 입력 2025년 7월 25일 0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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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 증가·소형 주거 확산 속 ‘작고 쓸모있는 가전’ 부상
쿠쿠·루메나·미닉스 등 소형가전 중심으로 매출 실적 확대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전국 1인 가구 수는 1,021만여 가구에 이르며, 지난해 3월 1,000만 가구를 넘어선 이후 매달 수만 가구씩 증가 중이다. 소형 주거 형태와 개인화된 생활 패턴이 늘면서, 가전 선택 기준 역시 점점 달라지고 명확해지고 있다. 크기는 작고, 쓰임은 분명해야 하며, 공간과의 조화도 고려된다. 실용성, 직관성, 심미성을 갖춘 제품들이 시장을 이끄는 가운데, 주요 소형가전 브랜드들은 이러한 트렌드에 힘입어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쿠쿠는 밥솥과 정수기 중심의 제품군을 넘어 전자레인지, 음식물처리기 등 공간 친화적인 소형가전 카테고리를 대폭 강화했다. 이러한 전략은 실적으로 이어졌다. 2024년 쿠쿠홈시스는 매출 1조 572억 원, 영업이익 1,648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10.7%, 13.7% 성장했다.

지난 4월 출시한 6세대 음식물처리기 ‘에코웨일’은 기획 라이브 방송에서 1시간 만에 1억 5000만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고, 5월 한 달 음식물처리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568% 급증하는 성과를 냈다.

이외에도 전자레인지, 밥솥 등 핵심 소형가전 제품군이 ‘2025 소비자선정 최고의 브랜드 대상’ 4관왕을 수상하며, 쿠쿠는 소형가전 시장에서 실용성과 신뢰를 겸비한 입지를 공고히 다지고 있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업계 음식물처리기 점유율 1위를 달성 중이다. 독자 기술과 슬림한 크기, 디자인 경쟁력이 맞물린 결과다.

루메나는 디자인과 기능이 통합된 일체형 소형가전을 중심으로, 1~2인 가구, 미니멀 라이프, 감성 소비층의 트렌드를 읽어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그 결과, 2024년 연매출은 421억 원으로 전년 대비 12% 성장했으며, 2025년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70% 수준으로 증가했다.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미 올해 7월에 2024년 연매출을 초과 달성했다고 전하며, 2025년 연 매출은 600억 원 이상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러한 성장을 상징하는 대표 제품은 지난 4월 출시된 프리미엄 휴대용 냉각 선풍기 ‘FAN JET ULTRA’다. 루메나 고유의 에어터널 구조를 적용한 초소형 냉각 선풍기로, 출시 직후 누적 판매 10만 대를 돌파하며 시장에서 기술력을 입증했다. 프리미엄 무선 선풍기인 ‘FAN CLASSIC 3’ 역시 1인 가구의 감성 인테리어 수요 확대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66%의 판매 성장률을 기록했다. 여기에 더해 올해 상반기에는 음식물처리기 ‘THE KITCHEN FD20’ 및 포터블 블렌더 ‘THE KITCHEN PB1’ 등을 새롭게 선보이며 제품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2024년에는 신세계백화점에 가전 전문 브랜드로 정식 매장을 운영하기 시작하였으며, 최근 ‘작지만 가치 있는’ 소형 가전 강화 흐름에 따라 가전 전문관을 리뉴얼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도 정식 매장을 오픈했다.

1인 가구의 실질적인 삶의 불편을 해결하며 급성장 중인 브랜드도 있다. 앳홈이 운영하는 가전 브랜드 미닉스(Minix)는 소형 음식물처리기, 미니건조기, 미니 식기세척기 등 ‘작지만 꼭 필요한 가전’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며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주력 제품인 음식물처리기 ‘더 플렌더’ 시리즈는 누적 판매 20만 대를 돌파하며 시장 내 존재감을 입증했다. 자동 보관, 절전, 저소음 등 사용자 중심의 기능들이 1~2인 가구 중심의 실수요층에서 빠르게 반응을 얻었다. 2025년 4월 출시된 ‘더 플렌더 PRO’는 홈쇼핑 방송에서 1시간 만에 5,000대 완판되기도 했다.

2024년 앳홈은 연 매출 957억 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고, 누적 14만대 이상 판매된 미니건조기 및 소형 식기세척기 등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이외에도 앳홈은 트렌디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소개하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혁신적인 기술력이 담긴 뷰티 디바이스 ‘톰 더 글로우’ 등이 젊은 소비자 층의 인기를 끌고 있다.

예전에는 ‘크고 강한 것’이 좋은 가전의 기준이었다면, 이제는 ‘작고 꼭 필요한가’로 기준이 변화하고 있으며, 주요 브랜드들의 실적은 이러한 흐름을 반영한다.

가전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형가전은 단순히 공간을 아끼는 보조 가전이 아니라,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을 세밀하게 반영하는 ‘생활 밀착형 솔루션’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급변하는 트렌드를 선제적으로 읽어내고 제품으로 반영하는 브랜드를 입점 시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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