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GDP 0.6% 성장… “소비-수출 회복에 역성장 탈출”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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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5월 예측보다 0.1%P 높아
“정치 불확실성 해소에 소비 살아나”
올해 1%대 성장률 달성은 미지수
“하반기 평균 0.8% 성장땐 가능”

올해 2분기(4∼6월) 한국 경제가 1분기(1∼3월) ‘역성장 쇼크’를 딛고 반등했다. 수출과 소비가 살아나면서 당초 전망치보다 소폭 더 성장했다.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이 1%를 넘어설지 여부는 향후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은은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기 대비 0.6%(속보치)로 집계됐다고 24일 밝혔다. 앞서 한은이 5월에 예상했던 전망치(0.5%)보다 0.1%포인트 높다. 한국 경제는 지난해 1분기 1.2% 성장한 이후 4개 분기 연속 성장률이 0.1%를 넘지 못했다. 특히 올해 1분기에는 ―0.2%로 경제가 뒷걸음쳤다.

올해 2분기는 민간과 정부의 소비 회복이 성장률을 견인했다. 민간과 정부 소비는 각각 전기 대비 0.5%, 1.2% 성장했다. 민간 소비는 공연 티켓 판매가 늘고 음식점 수요도 부진을 벗어나며 회복했다. 정부 소비는 유방암 치료나 어린이 대상 고난도 수술 등에 대한 건강보험급여비가 늘었고, 대선을 치르면서 중앙선관위가 지출한 비용도 반영됐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억눌린 소비 심리가 해소됐다”며 “월별로 보면 4월보다는 5월, 5월보다는 6월의 소비가 더 좋아졌다”고 말했다.

총 35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은 이번 집계에서 사실상 반영되지 않았다. 추경 집행 효과가 본격적으로 집계되는 하반기(7∼12월)에는 GDP 성장률에 있어 소비의 기여도가 더 높아질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수출과 수입도 반등했다. 수출의 경우 반도체나 석유화학 제품의 수출이 활기를 보이며 직전 분기 대비 4.2% 늘었다. 의약품은 미국과 유럽의 수입 허가 품목이 확대됐고, 화장품은 한류의 영향으로 수출 실적이 좋아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관세를 부과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수출하려는 물량이 늘어난 덕도 봤다. 수입은 원유나 천연가스 등의 에너지류를 중심으로 물량이 늘어나 3.8%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반면 건설업의 극심한 부진이 이어지면서 건설투자 부문은 1.5% 줄었다. 1분기(―3.1%) 대비 하락 폭이 줄었지만 5개 분기 연속 역성장을 면치 못했다. 설비투자도 반도체 제조용 기계나 운송장비 등에 대한 투자가 줄면서 1.5% 감소했다.

한국 경제가 2분기 반등한 기세를 몰아 올해 1%대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음 달 1일부터 한국산 제품에 부과될 25%의 상호관세를 놓고 미국과의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국장은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일본(상호관세 15.0%, 자동차 관세 12.5%)과 비슷한 수준이라면 5월 전망(연간 성장률 0.8%)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연간 1%대 성장은 하반기인 3분기와 4분기 성장률이 평균 0.8% 이상 나오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연간 1%대 성장률 달성을 위해서는 건설 투자와 같이 오랜 기간 성장률이 반등하지 못했던 분야에 대해 정부가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다음 달 28일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한다.

#한국 경제#경제성장률#경제전망#GD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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