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한국고등교육재단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 복합 위기, 대한민국의 외교안보 전략 방향’ 포럼에서 패널들이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현철 서울대 교수, 권석준 성균관대 교수, 박종희 서울대 교수, 김양희 대구대 교수, 배영자 건국대 교수. 최종현학술원 제공
미국 주도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생태계에서 아시아 국가중 한국에 가장 큰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과 동맹 관계이면서 제조업 기반이 탄탄한 유일한 나라이기 때문이다.
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교수는 24일 최종현학술원에서 개최한 ‘글로벌 복합 위기, 대한민국의 외교안보 전략 방향’ 포럼에서 “한국은 미국이 추진하는 AI 패권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미국이 첨단 반도체 제조를 완전히 자립할 수 없기 때문에 현재 대만에 가장 많이 의존하고 있지만 외교적으로는 양국이 동맹 관계가 아니다”라며 “일본은 동맹이긴 하지만 한국과 비교해 반도체 제조 기반이 많이 약해진 상태”라고 했다.
권 교수는 특히 “거대 AI 모델 중심의 패러다임은 한계에 다다랐고 앞으로는 특정 목적에 특화된 AI 반도체와 이를 제조업에 접목하는 기술이 핵심이 될 것”이라며 “AI를 반도체뿐만 아니라 에너지, 바이오, 조선, 항공 등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할 수 있으면서 민주적인 거버넌스를 갖춘 나라는 선진국 중 한국이 거의 유일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AI를 통해 제조업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는 나라이고 이는 한국이 미국과의 각종 협상에서 카드로 쓸 수 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권 교수는 그러면서 한국이 장기적인 관점으로 투자 전략을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교수는 “AI, 반도체는 인천공항이나 KTX보다 더 많은 예산과 시간이 필요한 사업”이라며 “단기 정권 차원의 정책이 아닌, 10년 이상을 내다보는 국가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 글로벌 산업 구조가 빠르게 다변화되는 지금이야말로 AI-제조 융합 전략을 통해 도약할 기회를 잡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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