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들이 최근 한 주 동안 눈에 띄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과잉 공급 해소를 위한 감산에 나서며 수익성 둔화로 어려움을 겪어온 2차전지 업황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는 영향이다.
25일 ETF체크에 따르면, 최근 1주일(7월17일~24일)간 수익률 상위 ETF 대부분이 2차전지 테마에 집중됐다. 이 기간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은 ‘TIGER 2차전지TOP10 레버리지’로 20.26% 급등했다.
이외에도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19.96%) ▲TIGER 글로벌리튬&2차전지(10.66%) ▲KODEX 2차전지핵심소재10(10.09%) ▲TIGER 2차전지테마(10.08%) ▲TIGER 2차전지TOP10(9.90%) 등이 ETF 상승률 상위권을 휩쓸었다.
증권가는 중국발 감산 압박이 2차전지 산업의 가격 하방을 제한하며 반등의 촉매제로 작용했다고 판단했다. 여기에 글로벌 유동성 지수(GFSI)가 확장 국면에 진입한 점도 투자심리를 개선시키는 요인으로 꼽았다.
김선영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은 10년 만에 본격적으로 공급 개혁에 나설 예정으로, 이는 내년 시작되는 ‘15차 5개년 계획’과도 연계된 움직임”이라며 “이를 통해 비효율적인 경쟁을 억제하고 업계 전반의 수익성 회복을 유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 17일 중국 대형 리튬 채굴업체 ‘장거광업’은 칭하이성 내 한 광산에서 지방정부 지시에 따라 생산을 중단했다고 공시했다. 이로 인해 리튬 공급 과잉 우려가 줄며 가격이 급등하자 리튬 관련주들은 일제히 상승세를 나타냈다. 장거광업은 앨버말(Albemarle), SQM 등과 함께 글로벌 5대 리튬 공급사 중 하나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산업 전반을 겨냥한 감산 압박이 본격화됐으며, 그 출발점은 리튬에서 찾을 수 있다”며 “장거광업의 연간 탄산리튬 생산능력은 1.10만t이고, 상반기에만 0.55만t을 생산했다. 지방정부가 생산 중단 사유를 공개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이는 사실상 정책적 감산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높은 탄산리튬 재고는 과도한 저가 경쟁의 부작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며 “정부 주도의 감산 정책은 가격 하방을 견고하게 만들고, 글로벌 유동성 확장 흐름과 맞물려 향후 가격 반등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미국의 대중국 흑연 반덤핑 관세도 국내 2차전지 업체들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미 상무부는 지난 17일, 중국산 흑연 음극재를 수출하는 모든 기업에 대해 93.5%의 반덤핑 예비 관세율을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조치로 중국산 음극재 단가가 2배 상승할 경우, 미국 내 셀 제조원가가 11% 높아진다”며 “한국 유일의 음극재 생산업체인 포스코퓨처엠에겐 미국 시장 확대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내년 전후로 2차전지 섹터는 산업 구조 재편과 주요 고객사 확대가 동시에 이뤄질 것”이라며 “공급 공백, 정책 불확실성 해소, 3분기 실적 개선 등이 복합 작용하면서 긍정적인 주가 흐름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