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올드 대상 ‘시니어 하우징’ 뜬다…건설·금융사 뛰어들어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8월 11일 16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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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한국은 지난해 12월 초고령사회(인구 20% 이상이 65세 이상)에 진입했다. 1955~1963년에 출생한 베이비부머가 고령층(65세 이상)에 진입하기 시작해 한국의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2040년까지 2배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고령이지만 젊은 삶을 추구하는 ‘영올드(Young old)’를 대상으로 주거 및 생활편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니어 하우징’이 주목받고 있다.

11일 보건복지부와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일본의 고령층이 시니어 전용 주거시설에 거주하는 비율 6%이지만 한국은 2.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마저도 저소득층을 위한 복지시설 혹은 의료시설이 대부분이다.

일본에서 65세 이상 비중은 29%으로, 15년 뒤인 2040년에는 한국도 현재 일본과 유사한 인구구조를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일본의 단카이세대(1947~1949년생)는 경제부흥기 인구 성장 세대로, 이들이 20대 후반에 접어들며 1970년대 초반까지 일본 주택시장 견인한 바 있다. 단카이세대는 1980년대 35~45세로 주택시장 핵심 소비층으로 거듭났고, 이후 단카이세대가 고령화에 진입해 시니어 하우징으로 이동했다.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인근 무료급식소 앞에서 노인들이 길게 줄 서 있다. 2025.02.20. 뉴시스

한국의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는 일본과 같이 인구 비중이 크고 경제력도 높다. 특히 지난해 6월 기준 황혼 이혼과 노후 부모 봉양 기피로 1인 세대는 60대가 186만 명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홀로 사는 이들을 돌볼 시니어 하우징의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 7월 ‘시니어 레지던스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의 재정 부담을 줄이고, 민간 사업자 진입을 촉진하기 위한 취지다. 시니어 하우징을 운영할 때 소유가 아닌 임대도 허용해 관련 사업자들의 진입장벽을 낮춘다. 도심 지역에 설립을 유도해 의료 접근성과 가족 왕래 편의성 등을 높였다. 시니어 하우징은 영올드의 건강 상태가 악화될 경우 입소를 결정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시니어들이 사회복지사와 요양보호사의 관리를 받으려는 수요가 늘기 때문이다. 이에 양질의 돌봄을 원하는 영올드를 겨냥한 케어형 실버타운의 수요 또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사와 보험사, 자산운용사 등 금융사가 영올드를 잡기 위해 시니어 하우징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최첨단 기술을 활용한 노인복지주택을 짓고, 의료 전문기업·호텔 등과 협업해 각종 건강 서비스를 제공하며 잠재적 고객인 영올드를 모시기에 나선 것이다. 금융사는 자녀 세대가 시니어 하우징에 방문할 때 증여 및 상속 설계와 금융 상품 등을 소개할 수도 있다. 장기적으로 잠재고객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계획이다. 이경자 삼성증권 팀장은 “한국의 영올드는 건강이나 환경의 변화가 생겨야만 시니어 하우징 입소를 고민하지만 고가 실버타운이나저가 요양원 외에 선택지가 부족하다”라며 “한국의 인구구조를 고려하면 주거 기능만 갖춘 실버타운보다 영올드를 대상으로 하는 케어형 실버타운이 필수재가 될 전망”라고 내다봤다.

#영올드#초고령사회#노인#시니어 하우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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