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진단·검사의학 트렌드… ADLM 2025 전시회
800여 기업, 200여 신제품 전시
AI-데이터 기반 정밀 검사도 주목
ADLM 2025 전시회에 참여한 미국 애벗 부스. 분자진단을 비롯해 면역화학적 진단, 혈액 진단 등 세부 모든 분야에서 자동화 흐름이 뚜렸했다. 시카고=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새 병원체 발견에 필수적인 진단 분야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이 분야 세계 최신 기술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진단·검사의학회(ADLM) 전시회에 대한 관심도 함께 커지고 있다.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ADLM 2025가 지난달 27∼31일 5일 일정으로 학회와 전시회가 함께 열렸다. 올해 전시에는 약 800개 기업이 참여해 임상 진단 자동화, 인공지능(AI) 접목 진단, 빅데이터 기반 정밀검사 등 미래 진단의 방향을 제시하는 다양한 제품과 솔루션을 공개했다. 200건이 넘는 신제품 발표가 있었고, 250여 세션의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최신 진단 기술 동향과 혁신 사례가 공유됐다.
이번 ADLM 2025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트렌드는 ‘진단 자동화’와 ‘데이터 기반 정밀검사’다. 팬데믹 기간에 대규모 검사가 필요해지면서 실험실 자동화 시스템의 효율성 향상과 데이터 통합 분석의 중요성이 부각한 여파다. 다수의 글로벌 진단 기업들이 최신 제품과 첨단 솔루션을 선보이며, 미래 임상 진단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세계적인 진단기기 기업인 미국 애벗(Abbott)은 임상 현장과 환자 곁에서 즉시 진단할 수 있는 포인트 오브 케어 검사(Point-of-Care Testing·POCT) 장비를 비롯해 다중 질환 진단 플랫폼 등을 출품했다. 무선 연결 기능을 갖춘 휴대용 POCT 분석기는 현장에서 신속하고 정확하게 혈액화학, 전해질, 혈액가스뿐 아니라 심장 표지자 등 중증 환자 관리를 위한 다양한 검사를 수행할 수 있다고 했다.
ADLM 2025 전시회에 참여한 독일 지멘스 헬시니어스 부스. 분자진단을 비롯해 면역화학적 진단, 혈액 진단 등 세부 모든 분야에서 자동화 흐름이 뚜렸했다. 시카고=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독일 지멘스 헬시니어스(Siemens Healthineers)는 AI와 데이터 분석 역량을 강화한 검사 자동화 시스템을 중심으로 검사 효율성과 정확도를 높이는 융합 기술을 강조했다. 임상 화학, 면역진단, 혈액학, 응급 검사 등 다양한 진단검사를 통합해 각각의 검사 단계별로 최대 25가지 작업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 관리하는 자동화 솔루션(Atellica)을 전시했다. AI 플랫폼을 통해 3D·4D 의료 이미지를 제공하고, 세분화되고 정량적인 분석을 지원함으로써 시공간을 초월해 협업이 가능한 솔루션도 출품했다.
스위스 로슈 진단(Roche Diagnostics)은 AI 기반 디지털 전환과 고성능 검사법, 통합 플랫폼을 통한 진단 효율성 및 정확도 향상에 주력했다. 눈길을 끈 제품으로는 통합 임상화학, 면역진단, 분자진단을 아우르는 시약(cobas)과 알츠하이머 진단을 지원하는 뇌척수액 검사(Elecsys) 등이 있었다.
미국의 해밀턴은 정밀 액체 취급 기술이 탑재된 다양한 자동화 플랫폼을 전시했다. 이 장비들은 연구실에서 뛰어난 액체 처리 성능과 편리성을 제공한다.
ADLM 2025 전시회에 참여한 한국 씨젠 부스. 분자진단을 비롯해 면역화학적 진단, 혈액 진단 등 세부 모든 분야에서 자동화 흐름이 뚜렸했다. 시카고=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한국 기업으로는 씨젠(Seegene)이 세계 최초로 완전 무인 중합효소연쇄반응(PCR) 자동화 시스템(큐레카)과 실시간 진단 데이터 분석·공유 플랫폼(스타고라)을 선보였다. 큐레카는 검체가 들어가서 PCR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수작업 없이 24시간 연속 검사가 가능하다. 스타고라는 PCR 검사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분석해 병원은 물론이고 글로벌 의료기관 간에 익명화된 데이터를 안전하게 공유하도록 함으로써 감염병 확산 추적, 환자 사례 비교, 맞춤형 진단 통계 등을 제공한다. 의료진의 임상 의사결정을 효과적으로 돕고, 나아가 전염병 대응의 글로벌 협력체계 구축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씨젠 측은 설명했다.
한국 스타트업 에이블랩(ABLE Lab)은 바이오 연구 및 분자진단 분야 실험실 자동화 혁신을 위해 컴팩트하고 유연한 액체 취급 로봇과 통합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출품했다.
행사에 참여한 글로벌 진단 업체 관계자는 “AI와 빅데이터 분석이 결합된 최신 진단법이 의료진의 임상 결정에 근본적인 패러다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무대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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