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15~29세 청년 줄었지만…‘쉬었음’ 청년 늘어
한경협 “맞춤형 정책지원 등 대책 마련 필요”
일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고 ‘그냥 쉬는’ 청년이 9개월 만에 다시 증가세를 보여 약 4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과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 등에 따르면 지난달 ‘쉬었음’으로 분류된 청년층(15~29세)은 전년 대비 1만3000명 늘어난 39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24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년일자리센터을 찾은 한 청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4.06.24 뉴시스
학업이나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쉬었음’ 청년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최근 5년간 53조 원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청년 인구는 줄었지만 ‘쉬었음’ 청년은 오히려 늘어나 지난달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18일 이미숙 창원대학교 교수에게 의뢰한 ‘쉬었음 청년 증가에 따른 경제적 비용 추정’ 연구용역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만 15~29세 청년 인구는 2019년 966만 명에서 2023년 879만 명으로 줄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쉬었음’ 청년은 43만 명에서 48만 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대학교 이상 고학력 ‘쉬었음’ 청년은 2019년 15만9000명에서 2023년 18만4000명으로 늘었다. 경기 상황이나 시장 여건에 따라 고학력 청년이 신중하게 일자리 진입을 결정하는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쉬었음’ 청년의 예상 월소득은 2023년 기준 약 180만 원으로, 같은 연령대 취업 청년 소득(217만 원)의 약 83% 수준에 머물렀다. 보고서는 “높은 소득을 받을 수 있는 청년층이 경제활동에서 이탈해 사회적 손실을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도별 ‘쉬었음’ 청년 인구와 이들의 예상 소득, 고용주의 사회보장부담금을 합산해 산정한 결과 최근 5년간 ‘쉬었음’ 청년으로 인한 경제적 비용은 총 53조4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비용은 2019년 8조9000억 원에서 2023년 11조5000억 원으로 늘었다.
보고서는 이들의 경제활동을 촉진하기 위한 대책으로 ▲교육수준별 맞춤형 정책지원 ▲조기발견·정보공유 시스템 구축 ▲심리·회복지원 프로그램 등을 제시했다. 청년 무기력 극복 프로그램이나 회복형 근로장학제도, 청년 동행 매니저 제도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경기 부진이 장기화하고 기업의 신규 채용이 줄어들면서 청년들이 취업 어려움이 심화하고 있다”며 “맞춤형 지원 정책과 함께 내수진작, 규제 완화 등 기업 활력 제고를 통한 신규 고용 여력 확대 노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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