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올드&]
식품업계 ‘저당 브랜드’ 줄이어
건강관리에 민감한 소비자 공략
외식업체들도 저당 신메뉴 개발
국내 식품업계가 ‘저속노화’(슬로 에이징) 트렌드 확산에 맞춰 소스까지 저당화에 나서고 있다.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건강 관리에 민감한 소비자가 늘면서 간편식과 음료를 넘어 장류·드레싱·굴소스 등 조미 소스 카테고리까지 ‘저당 경쟁’이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CJ제일제당은 11일 장류·양념·드레싱 전반을 아우르는 저당 전용 브랜드 ‘백설 슈가라이트’를 선보였다. CJ제일제당이 1년여간의 연구개발(R&D)을 통해 확보한 ‘저당 모듈레이션’ 기술로 알룰로스와 스테비올배당체 등 대체당을 조합해 맛 손실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해찬들 고추장, 저당 굴소스·양념장, 드레싱 등 총 9종이 처음 출시됐다.
대상은 4월 ‘로우태그(LOWTAG)’를 도입하고 ‘저당 드레싱 3종’(발사믹·오리엔탈·참깨)과 ‘저당 현미 고추장’을 출시했다. 로우태그는 당류, 칼로리 등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정한 요건을 충족한 제품에 부착하는 저당·저칼로리 전용 자체 엠블럼이다. 제품은 군산 공장에서 자체 개발한 알룰로스·스테비아 배합 공법을 적용해 당류를 최대 86%, 칼로리를 절반 이상 줄였다. 대상은 연내 20여 종으로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오뚜기는 저감화 제품을 한데 모은 통합 브랜드 ‘라이트앤조이(LIGHT&JOY)’를 출시했다. 저당 드레싱 3종으로 시작해 드레싱, 참치, 황도 등 간편식까지 제품군을 확장하며 건강형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
동원홈푸드는 저당 소스 브랜드인 ‘비비드키친’을 통해 저당 제육볶음 양념, 떡볶이 양념 등 요리 양념은 물론이고 케첩과 머스터드 등 다양한 소스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김치 살사, 김치 치폴레 마요 등 K소스를 저당화해 미국, 호주, 동남아 시장에 수출하고 있다. 올해 수출액 30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샘표 역시 저당 장류 4종을 출시해 발효식품 라인업을 강화했다. 79년간 축적한 발효 기술을 바탕으로 당 함량을 대폭 낮추면서도 장맛은 살린 제품으로, 100g당 당 함량을 2∼5g 수준으로 줄였다.
외식업계도 저당 소스를 활용한 신메뉴 개발에 나서고 있다. 크리스피 프레시는 ‘비비드키친’ 저당 드레싱을 적용한 ‘이탈리안 파스타볼’을 내놨다. 이 제품은 당류가 1.6g에 불과해 식단 관리에 적합하며, 무농약 수경재배 채소와 냉오일 파스타의 조화를 앞세운다.
시장 전망도 밝다. 닐슨IQ코리아에 따르면 헬스앤드웰니스 드레싱·소스 카테고리 시장은 지난해 전년 대비 각각 40%, 300%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소스 한 숟가락에도 건강 관리가 반영되는 시대”라며 “저속노화 흐름에 발맞춘 저당 소스 시장은 앞으로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댓글 0